(휴먼스토리 / 가장 강한 엄마)
아침 등굣길마다 마주쳐야만 했던 그녀...
참 싫었습니다.
죽어도 걷지 않겠다고 버둥거리는 어린 아들을
회초리로 때려가며 기어이 일으켜 세워
걸으라고 소리치던 그녀...
다리가 부실한지
몇 걸음도 떼지 못하고 주저앉아
땀을 뻘뻘 흘리던 어린 아이는
겨우 초등학교 3학년이라고 했습니다.
그 광경을
며칠 째 안쓰럽게 지켜보던 동네 사람들이
참지 못하고 마침내 한 마디씩 했습니다.
\"아니, 애기 엄마...
애가 다리가 많이 아픈 모양인데
차라리 업고 가던가 하지 그게 뭐야.
가엾게 억지로 걷게 하려고 야단이야.\"
\"그러게 말이야.
친엄마 맞아?
어린애한테 너무 독하다.\"
한 마디씩 내뱉는 말을 들은 척도 않고
다시 아들을 걸으라고 욱박지르던 그녀에게
저 역시 소리를 질렀습니다.
\"제발 그만 좀 해요.
계모인지 친엄마인지 모르지만
이건 엄연히 아동학대라고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날마다 이게 무슨 못할 짓이에요?\"
그녀는 끝끝내 제 말에도 대꾸조차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기어이 아들을 걸려서 학교로 들여보냈습니다.
그렇게 힘들게 아들을 들여보내고
돌아 나오다가 저와 마주쳤습니다.
\"미안해요,
동네 분들 맘 불편하게 해서.
허지만 우리 애... 그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영영 다시는 걸을 수 없게 돼요.
그 아이 누나처럼요.\"
뜻밖의 말에
순간 아득했습니다.
그 애와 그 애 누나는 몇 년 전부터
시름시름 같은 병을 앓고 있다고 했습니다.
아프다고 버둥거리는 딸애를
업어서 학교에 등교시켜야했던 아이 엄마.
결국 1년도 지나지 않아
딸애는 아예 걸을 수 없게 되었다고 하네요.
의사의 조언대로
아들만은 그렇게 만들고 싶지 않아
날마다 전쟁을 치르고 있었던 겁니다.
그 말을 듣고
어찌나 부끄럽고 미안하던지...
속 모르는 동네 사람들에게야 독한 엄마로 불릴망정
자식의 다리는 더 이상 굳어가게 할 수 없다는,
비장한 각오를 한 그녀는
내가 알고 있는 엄마 중에 가장 강한 엄마였습니다.
- MBC라디오 지금은 라디오시대 -
----------------------------------------------------------------
힘이 쎄서가 아니에요.
엄마니까...
사랑하니까...
아이를 지켜줘야 하니까...
눈물조차 흘릴 수 없는,
강해질 수 밖에 없는 존재가 엄마예요.
- 세상에서 가장 강한 건 엄마의 사랑입니다. -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