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7,7, 토요일 오후,
삐진 엄마를 달래기 위해 콩닢 한소쿠리 따서 엄마한테 올라갔다
침대에 누워 손전화기 대고 누군가에게 넋두리 긴 통화를 하다가
힐끔 날 보더니, 들으라는 듯이 전화기에 대고 큰소리로
\"그년도 몬땐년이라~ 똑~같다~\" (여기서 그년=틀림없이 내다)
삼촌이나 누구나에게 넋두리하다가 \"종숙이 안있나~\" 하니
나 들으라고.......... ? 푸ㅎㅎ 귀여븐 할마씨~
콩닢 소쿠리를 들이다밀며 씨익 웃으니
\"안한다~\" 하며 소쿠리를 밀어분다. 흐흐흐
\'알았따. 그양~ 내가 다~ 하지머~\'
울엄마, 소쿠리 옆을 지나다니며 훈수를 든다
\"그래 꼬기하게 접어뿌머 우짜노 짝-피가 뭉까야제~\"
\'아~ 내는 잘 안되더라~ 그래 할끼~\'
울엄마 말텄다. 그럼 그렇지~
\'이눔의 콩닢이가 와이래 많노~ 아~~ 지겹따\'
엄마: 잘 하구마넌, 니넌 빨리하네~ 내가하머 하루 점두록(종일)한다~
\"니 밥 묵을끼가? 니 안묵으머 밥 안할라꼬~\"
\'엉 내 배고푸다. 밥 하소~\'
연속극 보며 훈수를..
\"자~가 말이다. 지 아~ 구하다가 다칬으이 얼매나 안댔노~\"
나: (알면서) 누가 다칬는데?
엄마: 쟈가~ 태섭이가 은지 얼라 구하다가 다치가 병원에 입원했다
나: (으이구 유치해라 그래야 연속극이 되지) 아구.. 그래가 우째댔노?
엄마: 저래가 또 정 몬띠가 지서방한테 몬돌아가머 안댄다~
나: 아~ 그라머 쟈가 지서방한테 돌아가머 존나?
엄마: 그래야제~ 안대는데 우얄끼고~
ㅎㅎㅎ 울엄마 완죤 회복됐다. 아~싸~!
콩닢 갠다고 다리는 좀 저려도 엄마 달래기 끝.
엄마: 니 자고갈끼가?
나: 엉~ 자고 낼아침에 일찍 내려가지머
엄마가 해준 밥 얻어먹고 자고.. 엄마 데리고 우리집에 왔다
나 교회갔다 올동안 우리밭에 깻닢딴다고..
*****
7,8, 주일 아침, 울집 마당에서
엄마: 아이고야~ 이기 다 우째댄 일이고, 니 콩밭에 비료존나?
나: 아니~ 안좃따.
엄마: (피마자잎 따고 깻닢따고) 이기 다 머꼬~ 마카 뽑아빼라
아~콩밭에 정전협정을..
빽빽하게 들어서 키자랑하는 깨나무를 쑥쑥 3/4 쯤 뽑아내고
\"콩나무 한줄건너 한줄씩 뽑아 내삐라\" 하여 1/2 분량의 콩나무를 뽑아내고
이리저리 내달리는 호박순을 뚝뚝 잘라버렸다
마당이 훤~해졌다. 아~까 븐거..
엄마: 니 교회 안가나?
나: 안즉 시간 안댔다.
교회 다녀올 1시간동안 울엄마 심심할껄..
마침 조카가 할매집에 들어가야는데 열쇠가 없다고 전화와서
쪼르륵 달려오라해 엄마를 실려 보냈다.
(룰루~♪ 하나님아부지 캄사합니다()
엄마 삐짐도 달래고 콩밭도 평화를 찾았습니다.
오늘 예배 느긋하게 드리고 오겠습니다. 할렐루~!)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