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친한 친구가 세탁소를 경영하고 있다.
하지만 고생만 죽어라고 했지 남는 건 없는
그야말로 생고생이요, 또한 중노동이다.
한 번 생각해 보시라.
가만히만 있어도 등짝에서부터 땀이 비 오듯 하는
즈음인데 열이 펄펄 나는 스팀다리미를
항상 손에 들고 있어야 하며
세탁기가 돌아가면서 내는 소음과 열은
또 그 얼마나 사람을 더 \'열 받게\' 하는 지를.
또한 하루종일 서 있어야 하는 때문으로
그 친구의 피로감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지경이다.
하여간 그리 고생되는 직업임에도
장사만 잘 된다면야 감지덕지겠으나
문제는 장사가 잘 안 된다는 데 있다.
더군다나 요즘 같은 여름엔 집에서 대충대충 빨아서
다시 입는 간편한 옷이 주류인 때문에
친구의 불황은 심각한 지경이다.
2년 전 미국의 로이 피어슨이라는 판사가
한인 세탁업소를 상대로 분실한 자신의 바지
한 벌에 무려 5400만달러나 되는 배상을
해 달라는 황당한 소송을 냈단다.
5400만 달러를 쉽게 계산하자면 우리 돈으로
1달러 당 1000원을 곱하면 되니
얼추 500억원이 넘는 천문학적인 금액이다.
\'한 봐도 비디오\'로서 겨우겨우 생계를 꾸려갈 것이
뻔해 보이는 한인 세탁업주 정진남씨에게
하지만 그같이 엄청난 금액이 있을 리는 만무였고
상식적으로도 도저히 있을 수 없는 작태였기에
그래서 지난달에 그는 당연히(!) 패소했다.
하지만 1차 패소한 피어슨 판사가 판결을 번복해달라며
다시금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하여
많은 사람들의 공분을 사고 있다.
누구라도 세탁소를 이용하는 법이다.
하지만 피어슨 판사란 작자가 정신병자가 아니고서야
어찌 고작 자신의 잃어버린 바지 한 벌을 분실했다는
이유만으로 500억 원대의 소송을 제기할 수 있단 말인가!
피어슨이란 작자가 얼마나 못 되고
더불어 미국인이란 우쭐한 자존심으로
한인을 괴롭히고자 그러하는 지는 모르겠으되
2년 전 당시 정씨의 세탁소에서 바지 한 벌을 잃어버리자
정씨는 12,000달러나 되는 거액의 보상액을 제사했단다.
하지만 피어슨은 이를 거부하고
곧바로 6700만 달러(650억원)나 되는 배상 소송을 냈다가
비난 여론이 거세지자 그마나 소송액을
현재의 5400만달러로 낮췄다고 하니
정신병자도 그런 심각한 병자가 다시 없지 싶다.
우리는 상식의 궤(軌)에서 이탈하고
말도 안 되는 돈키호테처럼 행동하는 자를
일컬어 \'미친놈\'이라고 부른다.
필자가 보기로 그래서 미국의 피어슨이란 작자는
판사이기 이전에 미친놈이다.
그것도 명실상부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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