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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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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머리끄댕이를 잡아 땡겼습니다.


BY 정자 2007-07-03

벼라별일도 있다고 하지만
내 생전에 이런 일은 있을 줄은 전혀 몰랐습니다.

자원봉사로 사람 두둘겨 패다가 이젠 다리를 가랭이 벌리고
허리 굽혀야 한다. 안되면 제가 올라가 눌러주다가 보니
별 별 신음 소리가 나옵니다.

아구구구...집사님 제가 잘 못 했었유...
지발 살살 해줘유...
긍께 왜 운동을 안혀서 이렇게 몸이 굳었냐구요?

아 그렁께 바뻐서 그랬다니께유..
아이그그그... 오메...팔 부러지겠네유..
아직 운동하다가 팔 부러지는 사람 없었다니깐유.

오십견으로 한 이 년동안 치료를 받았는데
아직 팔이 올라가지도 않고 옷도리도 벗을려면
여간 불편한 게 아니고. 밤이 오는 게 무섭답니다. 욱신 욱신 쑤셔서 파스를 도배를 하다시피 했지만 더욱 아프고 잠도 안오니 어떻게 안 될까요? 하고 나를 찾아오면
운동이 약이라고 운동을 시키는데.
이미 굳은 근육이 처음부터 말을 듣나 힘 쎈 똥고집이 되었죠.

그래도 아프시다고 하면서도 굳세게 찾아 오시는 권사님이 하루는
목사님이 같이 오시는 겁니다.

아니 목사님이 웬일이세요?
잠이 안오고 뒷목이 뻣뻣하고 눈이 튀어 나올 것 같고
속이 편하지도 않고 이게 몇 칠 됐어요
권사님이 같이 맞으러 가자고 해서 왔어요. 집사님.

병원에 먼저 가 보시지요? 했더니
벌써 갔다 왔는데 별 신통치 않답니다.

목사님 안색이 너무 창백하시는 게 영 불안하고
어깨를 두둘겨 팼더니 시원하시답니다..

에휴..목사님 머리가 아프다고 하시니 머리끄댕이를 잡아 당겨야 하는디..
괜찮 겠어유? 했더니...
머리카락을 잡아 당긴다고요?
예!

이젠 앞머리는 거진 대머리이시고 속안머리도 훵하니 비었는데 주변머리도 듬성듬성하고
거기다가 잡아 댕길 머리카락도 없는데 또 빠질까 봐 전전긍긍 하시는 모습을
몇 번 본적도 있으니 내 의사를 먼저 애기 했더니 눈이 희둥그레 하십니다.

그러면 머리가 안 아프요?
예!

머리카락을 잡아 댕겨야 머리가 시원해지고 아파도 덜 아프구요..
그래요? 그럼 잡아 당겨야지... 집사님 잘 부탁합니다.

헤헤..
저 한테 밥상을 차려 준 목사님인데 ( 나중에 목사님이 밥상을 나에게 차려준 글을 따로 올리겠슴)
제가 잘 모셔야쥬...

그래놓고 오른쪽 왼쪽에 남아 있는 머리카락을 촘촘히 잡아 댕기니
아이그..어구구... 왜 이리 아프다요?

아퍼야 머리가 안 아프죠..쪼메 참으셔유 하고 왕창 잡아서 잡아 댕기고
그러다가 주먹으로 머리통을 두둘기고 전 목사님하고 아무사이 아니쥬? 웬수도 이렇게 머리 끄댕이를 잡아 댕기면 속이 확 풀어질 텐디...저 속으로 생각한 겁니다. 절대로 목사님에게 아무 말 안했습니다.

그런데 그렇게 지압을 받으시고 하루지나고 또 오셧어요.

집사님 집사님..그 머리끄댕이를 또 잡아 주세요?
예?

권사님이 그러는 데 머리끄댕이를 잡아 댕기면 머리카락이 새로 난다네요.
글고 머리가 진짜 하나도 안아프고 잠도 잘 자고.

저 오늘 목사님 머리 끄댕이를 또 잡으러 교회에 가야 합니다. 헤헤 |||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