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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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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방에서 골프장까지


BY 김효숙 2007-06-23

어깨가 아파 시작한 실내운동이라 더이상도 꿈을 꾸지 않았다

오후 시간이면 늘상 병원으로 달려가 물리치료하는 날 바라보는

그이는 실내 골프를하라고 몇달전부터.  배려해주었다

어느땐 쉬고싶어. 눕기도 하고 꾀가나서 게으리기도 하였다

그냥 어깨가 아프니까.. 가는거지 생각했나

내가 생각하는 골프는 그저 사치스럽다고할까..

그런 마음이었으니 말이다.

 

그런데 어느날 남편은 골프채를 한셋트로 다 준비해주었고

옷이며 필요한 것들을 다 마련해주었다.

소꿉친구는 내가 골프연습 하는것을 듣고는..

이제 머리를 올려주어야지 하고. 남성대 골프장에 예약을 했단다.

남편은 바쁜시간을 틈내서 날 데리고.. 그곳엘 갔다

팔이 아파서 칠수가 있을까.

하여간 가보자. 주방에서 탈출이니 기분도 좋고

맑은공기 마시고.. 나도 할수 있다란 자부심으로 가보자

 

부우웅.. 남편과 차를타고 남성대로 향하였다

파란 바지에 그이가 사준 분홍색스웨터.. 하얀모자 참 이쁘다

남성대에 도착하여 게임비를 그이가 지불했다 와아. 비싸다

 한 사람당 두시간에 오만원이네

 

조금 있으니 내 친구 정완이가 왔다

내 바지에 맞게 하얀 스웨터를 사 가지고 왔다

머리를 올려주려고 이쁜옷을 사온 친구..

어서 입어보라며 내미는 친구에 마음 고맙다

그 친구는 내가 늘 행복하기를 진심으로 바라는 친구이다.

셋이.. 그리고 다른 사람 하나 끼고 넷이 그린으로 갔다

 

파란 하늘이 웃는다

하얀 구름이 엄마처럼  내 얼굴을 어루만져 주었다

초록색 곱디고운 잔디를 밟으이  참 좋다

내가 좋아하는 초록색세상이 펼쳐진 그린과. 들꽃들이 참 이쁘다.

나인 홀이다.. 시작부터 용감하게 날렸다

생각보다 그리 어렵다는 생각을 안하고하니까 기분이 좋다

마음만 먹으면 누구나 할수 있는 운동이다

별로 사치스럽지도 않고 기회만 된다면 할수 있는 좋은운동이다.

자연을 만끽하며 즐길수 있는 멋진 운동이다..

그린위에.. 걷고 있는 나를 바라보며 와아. 출세했네

주방에서 골프장까지..

반찬 냄새나는 내 손이 좋아서 웃는다

음식 만드느라 몇시간을 서서 일하던 다리도 그린위로 걷는다고

좋아서 웃는다..

처음으로 느껴보는  골프공이 날아갈 때 느끼는 스릴..

스윙..  뭐 굿 샷.. 입에 낯설은 용어들이지만 참 좋다

걸어가는 오솔길에 살구나무 자주나무에 푸른 과일들이 군침을 돌게한다

그저 바라보는것만으로도 행복해서 웃었다

내 꿈은 시골에 가서 사는것인데

들꽃이며 망초대 하얀꽃들이 날 반겨준다

 

가다가.. 그늘집에 들러 삶은 계란과 음료수. 커피를 마셨다

무지무지 비싸지만 그런대로 쉬면서 소풍을 온것처럼 느껴지니 즐거웠다.

 

맨날 바쁜시간속에 자신을 돌아보지도 못하고 살아온 남편

엣날엔 의사들하고 골프장에 가느라 바빴는데..

그리 좋은 시절도 있었는데..

오늘따라 그런 남편에 모습을 그려본다

마음은 깊으면서도 표현하지 못하는 그마음을 난 왜 헤아리지 못할까

여자들은 말에 예민한가보다

따스한 그 말한마디를 기대하지만 남자란 무뚝뚝하니까 그러지를 못하는게다.

그런줄 알면서도 . 또 기대하고 삐지고 눈물흘리고.. 이그

 

주방에서 골프장까지.. 신나는 짧은시간에 행복을 느껴본다

뭐 별것도아니네..

운동을 끝내고 골프장에서  목욕탕에 갔는데 알몸을 벗고보니

메이커 옷을 입은 여자나. 사모님이나 주방장이나. 거기서 거기네

사람사는거 별거아니네. ㅋㅋ

나 혼자 웃었다

어떤 아줌마는 들어오면서 말한다

왠 사람이 이리많아.  자기도 들어오면서. 웃긴다

나도 그중 한사람으로 복잡한건데. 그치.. 나도 웃는다.

 

사람 사는게 별거아니네. 겉으로 치장한것 뿐. 다 거기서 거기네

마음을 어떻게 먹느냐에 따라 우리에 행복은 좌우되는것인것을.

난 늘상 그렇게 생각하고 살아왔지만. 오늘따라 더욱 그런맘이 든다.

어떠한 환경속에서도 절대 기죽지 말고 용감하게 살아야야지..

 

돌아오는 길. 우린 또다시 삶에 현장으로 간다

가락 시장에 들러. 야채를 사고 돌아오는 길. 그이가 차를 잠깐 세우고

길가에 아이스크림 두개를 사왔다

참 다정한 사람인데.. 내가 그맘을 힘들게 했으니.. 그냥 맘이 쓸쓸해져오네..

산다는것이 별것도 아니것만. 별것도 아니것만.

 

그이에게 참 고맙다. 그저 고맙다..

가게에 들어오니 아줌마들이 잘했어요 한다

순간.. 미안한 생각이 든다. 모두 혼자 사는 아줌마들인데

난 말했다

미안해.. ! 나 혼자만 소풍다녀왔네. 그그냥 맘속으로 미안했다

마음으로 힘든맘들을 위로하며 살아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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