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김치거리와 반찬을 사들고 집에 오는데
남편은 평소 의형제 맺었다며 \"형\"이라 부르는 분이
옆집 정육점에서 소를 잡았다며 평소에는 먹을 수 없는 소의 특수부위(?)가 있으니
술 한 잔 하자고 불렀다며 간다고 싱글벙글했다.
그 놈의 술약속은 이유도 많다.
솔직히 뭐..
신랑이 술고래라 이젠 그러려니 할 법도 한데
은근히 저 혼자서 맨날 \'사회생활\'핑계삼아 술먹으러 가는 것이 섭섭하고 화나는 건
당연지사!
그래서 은근히 또 캐캐묵은 감정들이 뽀글뽀글 올라온다.
\"자기는 나 회사다닐 때 회식 한번 제대로 못하게 했으면서...\"
뚝배기가 그렇듯이 은근히 열받으면 식기도 늦게 식는다.
그래서 낮부터 조그맣게 시작된 말싸움이 저녁밥상까지 이어진다..
급기야 큰소리 좀 오고가고...
다들 하는 래파토리~~
\"아이고 내 팔자야~~! \"
ㅋㅋ
그러다가..
갑자기 6살된 아들이 작은 메모지에 \"면\"이라는 글자를 써달라고 부탁을 하더니
또 조금있다가는 \"겠\"이라는 글자를 써달라고 아빠에게 부탁을 한다.
생각없이 써주고 한참 둘이 삐져있는데
아들이 아까 적어달라던 메모지를 두 장 들고는 엄마 하나, 아빠 하나 준다..
쪽지에 이렇게 써있다.
\"엄마, 아빠 안 싸웠으면 좋겠어요\"
--;;;
그랬다.
6살된 아들은 \"면\"과 \"겠\"을 못써서 써달라고 했던거다.
갑자기 엄마로서 미안하기도 하지만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워 웃음이 나왔다.
아이앞에서는 안다투려고 하지만 그게 어디 쉬운가...
아들의 쪽지는 우리를 금새 웃게 만드는 연결고리이자
반성의 실마리가 되는 듯 하다.
그래도 저렇게 이쁜 아들 가졌으니
남편 만나길 잘한건가??
^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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