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렸을적 엄마가 취미생활하는 것을 본적이 없었다.
엄마는 늘 미싱에 실꿰어 옷수선하거나
그 시절엔 맞춤옷을 더러 있는 아주머니들에게 맞춤옷을 해주는 일이 하루의 대부분이었다.
아마도 엄마의 취미가 있었다면 그건 언니와 내 옷을 만들어주는 일이었으리라..
스물셋... 나는 부푼 꿈을 안고 아무 연고도 없는 서울에 취업을 해서 상경한
다부진 부산아가씨였다.
하지만 세상물정도 모르고 사랑에 눈이 멀어
덜커덕 아이낳고 엄마에게 실망주며 결혼해보니
사는건 정말 만만한 일이 아니었다.
그러다보니 엄마처럼
나를 위해 시간을 내고 투자하여 가꾸기란 정말 힘든 일이 되어 있었다.
어떤 땐 속이 상해 설겆이하며 신세한탄도 많이 했다.
무엇을 하기엔 늘 돈과 시간을 걱정해야하는 엄마가 된 탓으로...
마음의 병이 깊어가는 줄 알면서도
모든 것을 인내하며 살아온 우리네 엄마들이 얼마나 많던가..
오죽하면 한국엔 \"화병\"이란 것이 있을까.. .
그래서 일부러 시간을 내어 내 시간을 만들지 않으면 안되는 우울한 지경이 되고 보니
우리 엄마에게 취미는 사치였지만
내게 취미는 치료약이 된다는 것을 알고 도예공방을 찾게 되었다.
아마도 엄마에게 자식 셋과 빠듯한 생활형편이 아니었다면
엄마에게도 멋진 취미가 있었지 않았을까...
예쁜 그릇을 빚어
엄마 아빠 모셔놓고 따뜻한 한식밥상에 마주앉아 도란도란 얘기하는
행복한 취미를 엄마에게 선물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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