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한 십 년 전쯤 내가 이곳에 작은 사무실을 짓고 이사올때만
해도 주위 경관은 그야말로 전형적인 시골 마을이 였다.
결혼생활 11년 동안 아이가 없던 올캐언니에게 사무실을 맡기고
전업주부로 생활을하다 올캐언니의 뜻밖의 임신으로 내가 사무실로
나온지도 어언 10여년이 되어간다.
그 사이 개인적으로도 참 많은 변화와 발전이 있었지만 내가 있는
사무실 주위의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풍경들이 아쉽기 짝이없다.
고향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처럼 우리들은 변하지 않기를 바라는
몇 가지들이 있다. 그 중에 하나 아마도 시골 풍경이 언제나 그림처럼
마음속에 낭만처럼 남아주길 기대하는 마음일것이다.
처음 사무실에 출근할 때만 해도 주방쪽 작은 쪽문을 열면 부엌과
마주하며 논이 있었다. 모를 심기위해 가득 채워둔 물속에서 개구리들이
열렬이 사랑하고 세레라데를 부르고 나또한 그 소리에 취하기도 했었고
파랗게 심은 어린모 사이로 야산에서 불어오는 바람을타고 찔레꽃잎
아카시아꽃잎 눈 처럼 날아든 물위에 목이긴 흰새가 우아한 걸음걸이로
워킹을하고 어쩌면 잡힐듯도 하여 논둑에 가만히 소리죽여 앉아서 보면
너무흰 그 새는 어쩌면 푸른빛이 도는 털을 가진듯도 했었다.
애기 똥풀 달맞이꽃 우거진 논둑에서 가끔씩 불어주는 바람이 열어주는
벼 사이사이 농부의 눈을 피해 몰래 꽃피운 브레옥잠이 보라빛 카드
섹션을 하듯 숨어피고 노랗게 익어가는 벼들의 사르락거림 속에 힘있게
튀어 오르던 메뚜기떼.
하지만 그 사이 사무실 주위에 농사짓는 풍경은 모조리 사라지고 2차선
작은 도로는 4차선으로 그나마 남아있는 논 밭들도 잡초우거진 속에
농사짓기를 모두 포기해 버렸다.이유인 즉 수지타산이 맞지 않는 다는거...
안타까운 마음과 아쉬운 마음을 달랠길이 없다.
그저 천직이라 생각하고 마음편히 농부들이 농사지을 수 있다면 좋으련만
내가 알고 지내는 은행 지점장님 한 분이 수시로 이런 말씀을 하신다.
언젠가 우리들은 식량난에 목이 조여 올때가 있을 거라고 그래서 50프로
돈이 모아지면 밭 두 마지기 논 두 마지기는 무슨수를 써서라도 장만해
두라고 그래야 여차하면 자급자족 이라도 한다고.....
농촌에 살면서 하루가 다르게 변화하는 시골풍경을 보다보면 이말이 웃어
넘길 일이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
나 역시도 아직 장만하지 못했지만 돈 있으시면 논 두 마지기 밭 두 마지기
목표를 세우시고 살아보심은 어떠실려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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