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방색 속옷, 국방색 런닝, 국방색 양말, 얼룩무늬 군복의 아들이 군화를 신고 내앞에 모습을 나타냈다. 며칠전 부산역 대합실에 새카맣게 그을린 모습으로 그렇게 4개월 만에 왔다.
시어머니는 보자 마자 눈물 바람이시고 왈칵 쏟아 지는 눈물을 차마 내 보일수 없어 삼켰다.
그저 고생 했다며 그을린 얼굴 한번 만져 보고 지 고모와 사촌 들에게 아들을 뺏겻다.
마냥 애기인줄 알았던 녀석이 군인 아저씨가 되어 돌아 온것이다.
여고시절 위문 편지 쓰던 그 군인 아저씨로....
사박 오일 간 뭐가 그리 바쁜지 얼굴 보기가 힘들었다.
새벽에 들어 와서 늦으막이 일어나 밥한술 먹고 나가면 또 새벽에 귀가다.
남편은 자는 얼굴만 쳐다 보고 출근 한다.
\' 저 녀석 들어가기 전에 안자는 모습 한번 볼수 있을까?\' 한다.
그저께 부터 사정 사정한다.
\'아들, 친구들 한테만 시간 내주지 말고 엄마 아빠를 위해서도 시간좀 비워 주지?\"
\" 글쎄... 한번 보고...\"
\" 짜식, 그만 팅기라 . 맛있는거 사주겟다는데도 팅기네\"
\" 생각 해보고.... 근데 별로 먹고 싶은게 없네\"
\" 그래도 시간좀 내주라. 아빠가 니 깨어 있는 모습 한번은 봐야 될거 아니가\"
진짜 치사 하다. 사정 사정 해야 하고...
그러더니 어제 저녁 친구랑 영화 보러 간 녀석에게 문자 보냈다.
스케쥴이 어째 되냐고...
큰 인심 쓰는척 저녁은 먹어 준단다.
남편이랑 셋이서 고기 좋아 하는 녀석 고기나 사주자고 저녁 먹으러 갔다.
부자가 소주잔 주거니 받거니 저녁을 먹더니 친구랑 약속 있다고 또 나간다.
에휴..... 이건 집으로 휴가 온게 아니라 친구 보러 온건가 보다.
그런 녀석이 오늘 귀대했다.
짧은 사박 오일 지나고 나면 아마 내년에나 휴가 올거 같다고...
입대할땐 백일만 지나면 본다는 생각에 참고 있었는데 어째 입대 할때 보다
마음이 더 허전하다.
여름 휴가 땐 남편이랑 면회나 다녀 와야 겠다.
심해진 무좀도 안쓰럽고 거칠어진 손
사회에선 안해본 별별거 다 해 봤다고....
그래 그거다.
여기서 시키면 절대로 안할 거지만
그렇게라도 남자로 살아가는 법을 배우는 곳이다 .
한번은 가볼만 하다는 군대
어쨋든 이년 동안 무사히 복무 마치고 돌아오기만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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