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대폰, 지갑, 차 키 ..
아들놈은 이 셋 중 꼭 하나를 빠트린 채
출근한다
아침에 내 할 일은
\"일어나라 ! 일나그라 몬 일나겠나! 로 시작해서
씻고 입고 나가는 뒷 꼭지에 대고
\"휴대폰~ 지갑 ~ 차 키~ 하며 느릿한 타령조로
암시성 채근 서너 번 하는 걸로 마무리...
허나!
주야장창 깨우고
느린 박자 후렴으로 챙길 거 암시하면 뭐하나
셋 중 하나는 꼭 놔두고 가는 저 덤벙이 같은 놈
휴대폰은 들고
나머지 것 중하나를 두고 가는 아침이면
집 밑에서부터 전화질이다
\"아쒸! 짱나! 아쒸!
아! 빨리 키 갖다 주라고 오~ !!
\"아! 빨리 지갑 가져오라고 오~!!
저 썩을 놈
저 지랄 좀 봐
까치 둥지 머리에다
바위 만한 눈곱을 단 내가
계단을 내려가며 욕을 한다
콱! 쥑이 뿔라 !
셋 중에 휴대폰 빼고 둘만 가지고 간 날은
내 입도 편하고 몸도 편하다
전화가 없으니 지 놈인들 별 수 있나
벌건 얼굴로 뛰어 올라와선
\"전화! 전화! 빨리 !빨리 !
오늘 아침엔 휴대폰을 놔두고 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