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학교 육학년이 되고 졸업 할 무렵에는 반 여자얘들은 모두 생리를 한다고
한 번은 나를 보고 하늘을 보고 한 숨을 푹 쉬고 말을 했을 땐
딸아이 몰래 뒷뜰에 장독대에 웅크리고 앉아서 나도 한 숨을 푹 푹 쉬었습니다.
감나무가 오래 살아서 한 사십년 수령인데
겨울이라 까치밥이라고 서너개 남겨 둔 감이 홍시가 추욱 늘어져 있는 걸 보고
참 처량맞다... 너두...
참새나 까치나 아무 새나 얼른 와서 맛있게 먹어주면 좋겄구먼.
홍시를 자세히 보니 생리혈이 또 떠오릅니다.
아이구 머리야.....
우짜면 좋을까.
도저히 너는 생리를 못할 거라고 말해준다는것은
나에게 이리돌리고 저리 돌리고 하던 그 담당의사가 이해가 되었습니다.
괜히 나의 어렸을 때가 생각납니다.
세상에 없는 선 머슴같던 단발머리 여중생이 뭔가 쭈르륵 허벅지를 타고 내려 오던
그 선혈을 보고 아! 나는 이제 죽었구나 했죠.
그 땐 양호교사도 담임선생님도 생리는 이렇게 하는거다. 시작하면 아주 좋은 경사다....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았던 성교육이 되레 당연한 세상이고
대통령 죽어 누가 또 총맞고 죽는 내용이 일년 열두달 시도 때도 없이 벌어지던 하수상하던 그 때였으니. 나의 초경은 별 것도 아니고 그랬습니다.
그런데 이젠 나의 딸의 초경을 두고 이렇게 가슴을 치고 조바심을 내야 할 그 현상이
기다리고 또 기다려야 할 사건이 될 줄은 꿈에도 몰랐던 거죠.
중학교에 들어가서
한 번은 딸내미 가방을 세탁한다고 소지품을 몽땅 마루에서 털었는데
작은 손지갑같은 지갑이 툭 떨어지는 것입니다.
돈 지갑은 아니고 뭔가 열어 봤더니
아주 이쁜 핑크색 생리대를 넣은 지갑이었습니다.
어! 애가 생리를 시작하나 ? 아니면 미리 준비를 한 건가?
또 가슴이 두근거리고 아이 눈치를 살폈습니다.
이걸 물어 봐야 되나 ? 말아야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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