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수요일..
대공원에 꽃밭을 하도 예쁘게 단장해 놨길래.
딸아이에게 아이들 데리고 와서 꽃구경도 시켜주고
사진도 좀 찍어 주라고 선심쓰듯 불렀습니다
친정 어머니도 모시고 와서 우리 가족은 4대가 모였답니다
유부초밥도 만들고 김밥에 과일에 조촐하게나마 나들이 기분을 낼
준비를 하고 도착한 대공원은 평일 오후인데도 주차장에 차가 가득하고..
아기들은 제세상 만난듯 서투른 걸음으로 꽃길을 꽃보다 더
곱게 햇살속을 누비며 처음 나온 봄나들이를 즐겼답니다
아이들 보다는 어머니가 더 신경이 쓰이고 나는 나들이 내내 어머니의
손을 꼭 잡고 다녔고 어머니는 아기처럼 내손을 놓칠세라 잡은 손에 힘을
놓지 못하셨지요..좋다!좋다!를 연발하시면서.
햇살도.바람도.꽃들도.잔디밭도.호수도.사람들도. 모두 무르익은 봄에
푹 빠져있는 봄날 오후..
며칠이 지난 어제 문득 갑자기 목이 메여 왔습니다
내가 이렇게 나이를 먹도록 그렇게 오랫동안 어머니의 손을 잡은것이
그 날이 처음이란걸 새삼 느꼈기 때문입니다
얘 내 생전에 이렇게 예쁜 꽃구경은 난생 처음이다..
기뻐하시는 어머니에게, 엄마 장미꽃 피면 우리 또 와요..
그렇게 말씀을 드리니 또 올수 있겠냐시며 곱게 웃으셨지요
장미 필때면 어머니의 마른손을 꼭 잡고 우리 두 모녀만의 오붓한
초여름날 나들이를 저는 계획하고 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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