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공항에서 포옹 시간을 3분으로 제한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529

몸살


BY 27kaksi 2007-04-22

지독하게 앓고 또 앓았다.

감기가 걸리거나 몸살이 나는 것은 몸이 내게 쉬라는 신호를 보내는

것이라는 말이 있다.

허나, 요즘,

그렇게 쉬어야 할만큼 고된일을 한게 뭐가 있다고?....

거의 일주일을 꼬박 두통과 기침과 그리고 열이 오르락 내리락

하며 나를 괴롭혔다.

온몸의 살갗이 쓰라리며 아팠다.

몸을 움직이는 대로 아팠고, 좀 과장을 하자면,

옷이 스치면 베어져서 피가 날듯이 아팠다.

작지만 강단이 있는 나는,

아마도 나의 기억으로는 애기를 낳을때의 고통을 빼고는 제일 많이

아팠던 것 같다.

안방 침대에 누워 있지만, 몸은 한없이 땅속으로 꺼져 들어 가거나,

혼자서 사막에 누워있어서 몸이 불같이 뜨겁거나, 깊은 숲속에 혼자

버려져서는 길을 찾느라 정신없이 헤메곤 했다.

 

결국,

가기싫은 병원에 억지로 갔더니,

잘아시는 의사 선생님이 너무 힘들면 링거를 맞으면 쉽다고 주사를

놓아주셨다. 얼마간의 시간을 똠방똥방 떨어지며 팔을 통해 내

몸속으로 들어 가는 수액을 물끄러미 바라보니 중병이 든

 사람 같다.

시간이 좀 걸려서인지 일어나니 몸이 휘청하니 거울속에 비친

부수수한 여자는 딱 아이를 낳은 산모를 닮았다.

요란스럽기는.....

 

땅 보다는 하늘이 더 가까울것 같이

높은 편에 속하는 우리 아파트는 다른곳에는 다 진 목련이 눈부시게

피어 있다.

창밖으로 보이는 나무들의 연두빛 새순과 하얀 목련을 그윽히

바라보노라면 마음이 아릴만큼 아름답다..

자연은 새로운 시작을 준비 하는데.....

아프다는게 미안하다.

 

 

지인이 전화를 해 이렇게 좋은 날씨에 방에 누워 무얼 하고 있느냐

고 나무 랜다.

\"그러게요 저도 한심해요\" 라고 쉰 목소리를 내니

\" 네가 알게 모르게 남편 때문에 힘이 들었나보다, 감마나이프 시술

끝나고 이젠 좀 안심이 된다 싶으니,

 한꺼번에 긴장이 풀린게지...일년의 피로가 한꺼번에

몰아 왔나보다. ㅊㅊ\"

\" 그리고 여자들은 아이를 낳은 달에 아프다는 말도 있단다.넌

4월에 아이를 둘이나 낳았잖아\"

그런가?... 딸둘이 4월에 생일이고,

그러고 보니, 작년 6월 중순에 그가 쓰러졌으니 ....

작년 그때의 기억이 떠오르면,

 난 지금도 소스라치게 놀라 잠에서 깨어난다.

그가 병실에 누워 있는 착각으로 가슴이 두 방망이질을 한다.

그는 편히 잘 자고 있다.

그러면, 그의 자는 모습을 바라보며,너무 감사하여 눈물이

하염없이 흐른다.

그의 얼굴을 만져보고 그의 따뜻한 손을 잡아본다.

이젠 그가 나았다. 100% 는 아니지만 그래도  이젠 큰시름을

덜고 우린 안정을 찾았다.

지금 현재는 더더욱 그렇지만, 감사한 마음을  어떻게 다 표현할

수 가 없다.

그는 자상한 남편으로, 과묵하지만 애정의 표현에 인색하지 않은

아빠로 다시 돌아 왔다.

오! 하나님! 보이지 않는 곳에서 늘 나의 편이 되어 주시는 분...

감사합니다. 감사합니다.

세아이와 나는 스크럼을 둥굴게 짜고 어지러워서 쓰러질 때까지

기뻐 뛰고싶다.

누구에게라도 소리소리 질러 감사함을 전해 주고싶지만, 감기로

잠긴 목소리는 밖으로 나오지 않는다.

일년동안 묵은 몸살이 내겐 너무 힘겨웠나보다.

 

이젠 털고 일어 나야지!

그리고 또 힘차게 살아야지!

내가 받은 만큼 많이 베풀고, 내가 받은 만큼 나누어 주고, 내가

받은 만큼 많은 사랑을 나도 그렇게 하면서......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