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주인이세요?
저 사장님이세요?
사모님 되십니까?
이 모든 질문은 내가 얼떨결에 알바를 하게 된 식당에서 듣는 질문이다.
죄송합니다. 저는 주인이 아닌데요...
사장님은 아직 안 나오셨는데요.
사모님은 아니구요..저는 알바아줌마인데요.
이 식당주인은 나는 잘 모르지만
주인친구를 통해서 우연히 알게 된 사연이 있다.
주방장이 중국에서 온 불법체류자인데
전에 일했던 식당에서 월급을 떼이자
어디에다 호소 할 수도 없고, 도와준다고 온 사람이 미리 사례비를 떼먹고 도망갔는데.
이 사연을 나에게 애기하며 어떻게 좀 도와달라고 하는 것이다.
국가에 내용증명이라도 하다못해 호소문이라도 잘 써서 선처해달라고 하고
다시 중국에 돌아갔으면 좋겠다고 그 소원에
나도 모른척 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그 식당에서 주인과 나와 친구, 교포중국인 부부를 만나게 되었는데.
나를 보자마자 얼른 노동부든 전에 일하던 식당주인들을 고발시켜서 해결해달라고 사정을 하니 내가 무슨 형사도 아니고 정부 대변인도 아닌데 정말 난감했다.
못 받은 임금이 얼마냐고 물었더니 한 천만원 남았단다.
원래는 이천만원이었는데. 조금씩 겨우 받아내서 이젠 천만원이 남았다는 것이다.
아주 떼인 돈은 아닌듯 싶은데 원체 경기가 안 좋아서 그렇게 만이라도 받았다면 조금 시간을 주면 어떻겠냐고 했더니 이년이나 지났단다.
그렇게 상담을 끝내고 주인이 느닷없이 지금 여기 식당에도 알바를 구하고 있는데.
신문에 광고를 낸다고 하길래, 그럴 것없이 내가 알바를 하면 안될까요? 했더니
이런 일을 해본적 있냐고 한다.
있었지요... 몇년전까지는 잘아는 언니들 식당에서 한가닥 했는디요.. 이젠 제가 백수가 되어서 집에서도 놀기만 한다고 눈치주는 데. 어디 만만한 일도 없고. 오라는데는 더욱 없고 그러네요 했더니 그 자리에서 오케이 한다.
이렇게 시작한 알바아줌마가 홀서빙을 하는데
손님들이 점심때는 우르르 몰려와 서로 먼저 달라고 아우성이면
나는 가만히 서서 웃기만한다.
아니..아줌마 왜 웃고만 서있어유? 손님이 그러면
번호표를 나눠 드릴까요? 오시는 순서대로. 아니면 오분만 기다리시던가요?
이러면 손님들이 푸하하 웃으신다.
그려..이왕에 조금 기다려야지.
저에게 빨리 빨리 하면 뭐해유....
주방에서 밥을 안주면 줄때까지 기다려야지.
안 그려유? 이러면 네네 한다.
손님들이 유치원생처럼 단정하게 앉아 있으면
속으로 애고 귀엽네요생각하고 웃는다.
젊잖은신 분이
어이 ! 아줌마 재떨이 갖고 와요? 이러신다.
그러면 다른 손님들이 쬐려 본다.
처음엔 왜그러시나 했는데 아시다시피 이젠 식당도 금연지역이다.
밥먹는데 담배연기를 피워대면 다른 손님들은 어쩌라고.
신사양반이 주문한 재떨이를 주면서 나는 웃음으로 눈치를 준다.
저기요...다른 손님이 담배를 아주 싫어 하시나 봅니다.
재떨이 여기 있습니다.
갖다줘도 절대 담배를 못 피운신다.
동행한 손님들이 또 눈치를 준다.
백반집인데 웬 술손님들이 많은지..
툭하면 나보고 술 좀 받으라고 하지 않나.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라며.
나 몰라유? 이러신다.
그럼유..모르지유...오늘 처음 뵜느디...긍께 자주 오시면 그 때는 안다고 말씀드리지유...
술 한잔 주신다고 하면 지는 지금 근무중이걸랑요...음주근무는 큰일 납니다! 하면 두번 권유를 안하신다.
하루에 세 시간동안 일을 하는데 시간당 4000원이란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나도 남편에게 할 말이 생겼다.
이젠 무시하지 말어...
이래뵈도 나도 식당나간다. 헤헤.
근디..울 남편에게 주방에서 일한다고 하면 죽어도 안 믿을거고.
그렇다고 무뚝뚝하고 글석맞아 일부터 저지른다고 한 소리 분명히 할텐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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