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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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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원과 구백 원의 갈등


BY 바늘 2007-04-07

직장에 퇴사하는 후배가 있어 퇴근 후 조촐한 송별회 자리가 있었다.

 

직원들의 연령대가 다양하다 보니 아무래도 자주 어울리는 팀은

주부들, 그러니까 사십대 초반 부터 후반으로  이어진 아줌마 동료들이다.

 

회사 입사 경력도 오래되고 살아온 세월의 연륜들도 있으니 쉽게 통하는 대화에서

그날 하루 회사일에 스트레스 엄청 받았었다 해도  퇴근 후 모임은 힘든 직장 생활에

경쾌한 활력을 실어 준다.

 

헤어짐의 이별은 아쉽지만 퇴사 후에도 정기적  모임에는 꼭 참석하겠다는

언약을 하고  저녁 식사에 이어 자리를 옮긴 호프집에서 시간 가는줄 모르게

이야기가 길어 지다보니 시간이 지체되어 그만 집으로 가는 막차를 놓치게 되었다.

 

차 지붕에 불켜진 빈 택시들이 수 없이 지나가고 있었지만 이번에는 오겠지  다음에는

오겠지 그렇게 속으로 택시비 만 원과 버스비 구백 원 사이에서 갈등아닌 갈등으로

야심한 밤거리에서 30분을 지체 하다 이윽고 택시를 타게 되었다.

 

휴~

 

진작에 타고 갔으면 편했을 것을...

 

계절은 봄이라지만 아직 일교차가 심해 그런가 점점 밤이 깊어 가면서 춥고 떨리고,

게다가 간간  술 취해 흐느적 거리며 걸어 오는 취객들이 왜 그리 두려움으로

다가 오던지... 

 

잇몸이 들떠 치과 치료를 받고 있으니 송별회 자리였어도 이별주 한 잔 나누지

못하고 거품 보글 거리는 사이다로 건배를 나누었는데 야심한 밤에 택시에

오르니 연세가 있어 보이시는 택시 기사님  말씀이 직장에서 회식하다 늦으셨나

봅니다~

 

아~ 네~ 퇴사하는 직원이 있어 송별회를 하다 보니 버스 시간을 놓쳐 버렸네요~

 

그러셨군요~

 

그런데 그 기사님 이어 하시는 말씀이 택시 하신지가 이제 3개월 초보라서

전에 개인 자가용으로 운전하실때는 서울 곳곳 어느 정도 지리를 잘 아신다고

자부했으나 막상 직업으로  택시 기사가 되어 핸들을 잡게 되다 보니 모르는 곳이 

너무 많아 당황하게 된다고 하신다.

 

그러시면서 좀 길 안내를 해달라고 하시더니 곧 아~ 그쪽에 000 성당이 있지요?

 

네 맞아요 아저씨~

 

캐톨릭 신자세요?

 

네~ 제가 전에 그 성당헤 초대되어 성가를 부른적이 있어서요~

 

그러고 보니 아까 택시에 오를때 켜두신 음악이 잔잔한 클래식이였던

기억이 나서 음악 좋아 하시나 봐요~ 

 

네~~ 성가대 활동을 해요~

 

그러시군요~ 저도 전에 직장 다니기 전 성당 제대회에서 꽃을 5년간

꽂았었어요~~ 그때가 참 좋았어요~

 

그러자 기사님 하시는 말씀~

그러면 세레명이 어떻게 되시나요?

 

저요 데레사여요~

 

아 ~ 참 좋은 세레명을 갖으셨네요 소화 데레사요?

 

네~

 

그렇게 만 원과 구백 원의 갈등속에서 어렵게 타게된 택시안에서  기사님과 

이야기를 나누던 중 직장 생활한지가 얼마나 되었냐고 물으시기에

그 기사님이 같은 종교를 갖으셔서 편해 그랬을까?

 

집안에 힘든일이 생겨 뒤 늦게 직장 생활을 하게 되었는데 6년째 접어 드네요~

 

아~ 그랬군요 ~지금도 신앙 생활은 잘 하고 계신가요?

 

아니요~주일 미사 참여 안한지 너무 오래 되었어요~

 

매일 퇴근하고 집에가면 현관에서 신발 벗으며 거실에 모셔둔 성모상

바라보며 어머니 ~오늘 하루도 잘 보내고 왔네요~ 그렇게 감사기도를 드리고

새로 밥을 지으면 늘 밥 솥을 열때  열십자 성호를 긋고 감사 기도는 해요~

 

네~ 그러시구나

 

언제고 다시 꼬옥 성당에 나가세요 ~

 

네~ 그래야지요~ 하지만 아직은...

 

기사님도 내가 같은 신자여서  편해 그랬을까?

 

기사님 본인도 지금이 인생에 있어 가장  힘든 시기를 보내고 계신다고 하셨다

 

아마도 그래 저래하여  고단한 영업용 택시 기사 직업을 택하신듯 하였다.

 

세상 풍파없이 평탄할 수는 없는 것일까?

 

어제 오후 치과 치료를 받으러 병원에 들러 잠시 진찰 순서를 기다리다가

여성 월간지에서 쿵하고 와 닿는 짧은 감동을 받은 기사가 있었다.

 

유명 TV작가의 글이었는데 열심히 글을 써서 주말 드라마로 올려졌는데

그 드라마가 예상과 달리 시청률이 너무 저조하여 심한 난관에 부딪기게

되었다 한다.

 

그일로 그 작가는 깊은 좌절감에 자신의 30층 베란다 창을 열고 삶을 포기

하고픈 생각에서 울고 있었는데 바로 그 순간에 전화가 한 통 걸려 왔단다.

 

받아보니 평소 친하게 지내왔던 황신혜였단다.

 

그렇게 예쁘고 잘 나가는 유명 연예인  대한민국의 스타 황신혜~

 

자신의 괴로움을 짐작하여 위로로 하는말이

 

너는 당장 그일이 아니면 먹고 살지 못하는거니?

 

그러면서 황신혜는 울먹이며  자신의 너무도 힘들었던 지난일에 대하여

이야기를 하는데 그동안  몰랐었던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다시금 용기를 얻게

되었다 한다.

 

위기의 순간에서 나의 일을 즐겁게 생각 하면서 뭐 이일이 아니면 내가 먹고 살지

못하는것 아니니까 즐겁고 재미나게 생각하면서 일을 하자라고 생각을 바꾸게

되었다는 것이다.

 

그 뒤로 그 작가는 좋은 드라마 극본도 다시 쓰게되고 결혼도 하고 아이도 낳고

지금은 행복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고... 

 

살면서 여기가 끝이라고 생각될때 바로 그때가 어쩌면 좀 더 발전적으로

한 걸음 나아가게 되는 바로 그 순간에 서있게 될 바로 그때인지 모른다.

 

직장에서 하나 둘 퇴사하는 동료들이 늘어가고 있는 요즘

그래서 나역시 번민의 굴레를 맴맴 도는 요즘

어쩌면 좀 더 나은 미래를 향하여 뛸 그 출발선상에 서 있는것은 아닐까?

 

만 원과 구백 원의 갈등속에서 만나게 된 택시 기사님도 이글을 쓰고 있는

나, 또한 내가 쓴 글을 보고 있는분 중에서도 삶의 힘겨움에 괴로움에 있다면 

좋은날을 바라보면서 힘내자구요?

 

에잇 ~ 뭐 이일 아니면 당장 먹고 살지 못하는것 아니자나요~~

 

우리 모두 힘내고 화창한 봄날 파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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