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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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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슴이 따시시해지는 이야기


BY 도영 2007-03-23

세상을 살다보면 가슴아픈 일들.

아니면 훈훈한 일들을 겪을때가 있습니다.

2년전.

신뢰하고 믿었던 5년된 친구가

작은 금전적 이득 앞에서 나의 인간 관계를 헝클여 트려놓고 포항땅을 떴을때.

저는 사람들을 믿지 않기로 했었지요

 

그 친구의 장난으로 오해를 받았던 일들이  진실이 아님을

알고는 나를 오해했던 지인이 화해를 원했지만

좀 처럼 내 마음은 풀리지를 않았습니다

 

장난을 치고 서울로 간 그 친구가 내가 늘 걸렸는지

어느날 전화가 왔었지요.

걸려온 그 친구에게 “상대할 가치 조차 없다,,다신 전화하지 마라..“

하고는 일방적으로 뚝 끊었을때만 해도

사람들을 믿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후..20여일전

친구의 장난으로  멀어졌던  지인이  인품이 좋은 남편과

배드민턴장까지 찾아 왔을때

지인보다 지인의 남편을 보고 굳게 닫혔던  마음의 빗장을 열었습니다

 

그리고 며칠전 복달이가 대학 졸업 기념이라고 즈이 숙모들한테 받은 용돈으로

선글라스를 사러가자고 했습니다.

젊은아 답게 맘에드는 선글라스를 써보고 브랜드명과 모델 번호를 외우고는

30프로 싼 인터넷에서 사겠다며 저녁이나 먹고 가자 했습니다.

 

저는 부부동반 저녁 약속이 있어서 한 그릇만 시키로하고

모 백화점 지하에 내려갔지요.

아들녀석은 철판 새우 복음밥을 시키고 번호판에 불이 들어오고

밥을 타러 갔는데 한참 먹을 나이라 양이 적었나봅니다.

“저..밥좀 더 주시겠습니까.” 

반 식당이면 공기밥 한그릇 더 준다하지만

메뉴의 특성상 더줄려면 다시 철판 볶음밥을 만들어야하는데

안줘도 그만 이지요.

 

하지만 내나이 또래에 선한 인상을 가진 식당에 두아지매는

저녁 시간이라 손님들한테 시달리는데도 불구하고

철판 볶음밥 한접시를 다시 만들어 준겝니다.

아마 그 아지매들도 아들 녀석만한 아들들이 있어서

자식같은 생각이 들었을지도 모르지요

 

저역시도 아들이 군대를 갔을때 군인들만 보면 뭐라도 주고 싶은 심정이였는데

세상의 어머니들은 이렇게 통하나 봅니다.

아들녀석이 조금만 덜어가면 되는데요 했더니 어머니와 같이 드세요“

하면서 활짝 웃으면서 수저통을 가르키지 뭡니까.

저는 저녁 약속이 있고 늦은 점심을 먹어서 요기를 못 느꼈지만

성의가 고마워서 아들과 같이 먹었습니다.

 

생각하기 따라서 사소할수도 있는 거지만 저는 볶음밥 한접시에

많은 의미를 부여하고 싶었습니다

삐딱하게 생각하면 돈 아끼려고 한사람거만 시켜서 양을 더달라 했나.

그렇게 생각을 할수도 있는데 혼쾌히 만들어주다니 ..

그래 세상은 역시 살만하구나 ..세상에는 좋은 사람들이 더 많아..

그날  제 마음이 어찌나 훈훈 하던지요.

저는 식당가 옆 마트로 달려가서 쥬스 두통을 사서 식판을 들고가는 아들을 따라 갔지요

 

쥬스 두통을 내놓으면서

“너무 감사히 먹었습니다..”인사를 하니

두 아지매들 함박 웃음을 지으며 “아휴~~한창 먹을 나이인데요모 이런걸 모..”

하고는 손사레를 치는데 순간 세 여자가 오래전에 알았던 친구처럼

찌르르 정이 통했지요,


아들과 에스컬레이터를 타고 올라오면서

아들에게“얘..가슴에 모닥불 지핀것 처럼 가슴이 따시시해..우리도 저런건 배우자 ”했더니.

아들 녀석은 “응 그러게..”같은 생각이 들었나 봅니다

롯데 백화점 지하 식당가.. 철판 볶음밥 집에서 일하시는 두분의 아지매가

나의 회색빛 정신세계를 잠시나마 푸르르게 만들어 주었답니다.

 

 

 

도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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