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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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몸살


BY 스파 2007-03-03

하루 꼬박 무섭게 앓았다.

이러다 정말 죽을수도 있겠다 싶을정도로...

아이 입학식에 다녀온후 너무 몸이 무거워 그냥 나도모르게 자리에 누워버렸다.

방은 절절 끓어서 아이들은 땀을 뻘뻘 흘리고 있었지만 무거운 몸은 비에젖은 솜 뭉치마냥 일으킬수도 앉을 수도 없을만큼 너무 너무 아팠다.

전화벨이 울리고 큰아이에 전화받는 소리가 들렸다.

\"아빠 엄마가 너무아파 일어나지도 못해 아빠! 빨리와\"

그러고는 조용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 아이들도 엄마가 아프다는걸 아는지 8살난 큰아이가 동생을 보면서 조용히 TV를 보고 있었다.

거실 바닥엔 과자 봉지 장난감 난장판으로 벌려 놓고 ...

잠깐 한두시간 잠든 사이 이렇게 집안이 난장판이 되니 정말 아파도 맘놓고 아플수도 없는게 갑자기 화가났다.

어수선한 거실을 보고 있자니 더 정신이 없고 일어나서 움직일 기운도 없어 그냥 다시 자리에 누워 버렸다.

문소리가 들리더니 신랑이 들어왔다.

달그락 달그락 거리더니 오렌지 주스 한잔을 따라주며 괜찮냐고 묻는다.

아이들 저녁 챙겨먹이고 청소기로 밀고 신랑눈에도 내 상태가 별로 좋아보이진 않았는지 시키지도 안은 일들을 알아서 다하는것이다.

팔다리가 온몸이 너무 쑤시고 아파 신음소리가 저절로 나왔다.

그소리에 들어와 조용히 팔다리를 주물러 준다.

갑자기 미얀한 마음이 들었다.

감기 몸살로 몇칠째 신랑도 고생하고 있었다. 정말 죽지못해 일한다고 할정도로 많이 힘든데 자상하게 잘 챙겨주지 못한것 같아 미얀한 마음이 들었다. 아플때 소홀하면 그것만큼 섭섭한게 없는 법인데...

오늘은 조금 괜찮아 졌다.

그런데 신랑이 어제 나처럼 그렇게 아파서 똑같이 누워있다.

몸살은 잘먹어야 한다며 밖에 나가 맛있는것 먹자고 그렇게 맛있게 먹여 놓고 자기는 뜨는둥 마는둥 하더니 몸이 안좋았는지 들어오자 마자 자리에 누워 버렸다.

상가집으로 어디로 바쁘게 지내는 몇일동안 몸이 더 나빠진것같다.

항상 때만 되면 거르지 않았는데 대보름 인데도 오곡밥에 나물도 해주지 못하고  저렇게 누워 있는 모습보니 내가 아픈게 더 속편할것 같기도 하다.

지금도 아픈사람이 뭐하냐며 자꾸 다그친다.

오늘은 내가 신랑 팔다리라도 주물러 줘야 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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