벌써 4월 달 이면 결혼 25주년이다.
애들 키우고 남편 뒷바라지 하다 보니 어느새 이렇게 돼버렸어요.
순진하기만 하던 그 시절이 그립습니다.
남편과 난 약혼을 하고 파혼 할려고 했었어요.
시어머니와 형님네와의 갈등 때문에 많이 힘이 들었거든요.
그런데 남편의 집요한 마음과 친정 아버지의 말씀 \"여자가 약혼까지 했다가 파혼하면 흠이 된다\"는 말씀 때문에 그냥 결혼 하기로 마음 먹었습니다.
결혼식 날도 집안 문제로 기분이 별로 좋지 않게 신혼여행을 제주도로 갔어요.
호텔방에서 서로 다투고 첫날밤에 죽을려고 호텔방을 나와서
바닷가를 찿는데 아무리 찿아도 바다가 보이질 않더군요.
사방이 바단데 없을리가 없잖아요.
찿다가 못찿고 호텔방으로 돌아 왔는데 남편도 없더군요.
그러면 나를 찿아 다녀야지 자기는 나이트에서 술을 먹고 있었네요.
혼자서 기다리니까 조금 후에 남편이 들어 오더군요.
어디 갔다왔냐고 묻더군요.
죽을려고 바닷가로 갔는데 없어서 그냥 왔다고 그랬죠.
그랬더니 씩 웃더군요.
내 마음을 다 안다는거죠.
그리고 남편은 나를 안고 침대로 가 버렸어요.
이튼날 우린 또 다시 기 싸움이 시작됐어요.
난 유채꽃 밭에 가고 싶은데 남편은 다른 곳을 가자네요.
다투다가 시큰둥하게 유채꽃 밭에서 사진까지 찍기로 했는데
뽀루퉁한 얼굴로 찍었어요.
그 날도 하루 종일 그런 기분으로 다녔어요.
마지막 날도 또 싸워서 난 먼저 올려고 배를 탈려고 기다리고 있는데 남편이 왔더군요.
사람들 앞에서 싸울 수도 없고해서 그냥 아무 말없이 배를 타고 한방에
여러 쌍의 신혼 부부들이 같이 오게 됐어요.
잠을 자니까 또 언제 싸웠나는듯이 꼭 붙어 자게 되더군요.
나의 신혼여행은 그렇게 보냈답니다.
행복하게 즐거운 마음이 아니라 우울한 신혼여행이였죠.
신혼초부터 힘든 결혼생활이 시작된것 같아요.
남편은 원수의 인연이라더니 정말 그런가 봐요.
지금껏 마음고생 시키는걸로 보면 ...
그래도 자식보고 삽니다.
딸이 둘이나 되는데 딸은 친구인연이라 그런지 정말 친구처럼 좋아요.
집안 일도 도와주고 영화도 같이 보고 쇼핑도 같이하고
엄마 마음도 잘 이해해주고 .
딸 가진 부모님들 그렇지 않나요?
다음 달 형님네 조카 결혼식을 제주도에서 하거든요.
그래서 나의 신혼여행을 추억해 봤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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