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첩장에 행복하게 살테니 지켜봐 달란다.
환갑 나이 끄터머리에서 보내 온 친구의 청첩장이다.
남자라면 영영 등돌리고 살줄 알았던 친구
일과 명예를 위해 살다가 죽기를 작정한 사람처럼 일의 빠졌던 친구
그 친구의 마음이 슬슬 변했다고 느낀건 50 후반이였다.
울엄마 돌아가셨다. 헉헉..
누굴 의지할까?
울 남동생이 많이 아파서 내가 죽는 줄 알았다.
친구야 나 결혼해야겠다.
너 아는 좋은사람 있으면 소개 시켜줘
너 한테 맞는 좋은 사람을 내가 어찌 구하노
내 주위에 있는 사람은 딱 내 수준이야
별 볼일 없이 늙으가는 그런 사람이야
너 사람 많이 알고 있잖아
그래 이젠 정말 결혼이 하고 싶냐?
70년대 들어서면서 딸 아들 둘을 낳고
한 번도 그 아이들을 만나보지 않는 냉정한 친구다.
이혼이 극히 드물었던 시대 친구는 6~7년 열애 끝에
속도위반까지 하면서 친구들의 비냥거림도
아랑곳 하지않고 뽐내면서 결혼했던 친구다.
그 친구가 어느 날 결혼예물인 패물을 상자째 보이면서
가출했다고 했다. 아이들이 있잖아 그리고 5년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주고 받던 그 사랑의 연서가 식었냐?
들어거거라는 내 말을 받아 의처증 남편 안 당해보면 모른다
그 길로 서울로 간 친구다.
글 읽기를 좋아했던 친구
영시를 줄줄 외면서 작자의 사상과 철학을 일일이
열거하면서 사랑의 시에 흠뻑 취했던 친구
외국 영화 주제곡을 유난히 즐겨 부르던 친구
일주일에 명화 서너편을 꼭 보던 친구
비련의 명화를 보면 주인공인 듯 눈물을 줄줄 흘리면서
야 나는 왜 그런 이루지 못할 사랑에 빠지고 싶냐
잊혀진 여인이 되어 조용히 살고싶어
그는 평소에 말하는대로 남편과 아이들을 팽개치고
일에 빠져 혼자산지 37년 만이다.
다음 2편을 쓰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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