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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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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최....


BY 모퉁이 2007-02-20

일분에 몇 백번의 회전을 하며

구석구석 시원하게 닦아준다는  치솔을 사자고 마음만 몇 백번 먹다가

전동치솔에 대한 미련 조차 잊어버리고  열심히 손운동으로 치솔질을  하는 여자.

그동안 사용한 신용카드 금액에 대한 보상으로 나온 포인트 점수로

전동치솔 대신 치솔 건조기를 하나 구입해 화장실 벽에 붙여놓고 치솔을 꽂아 두었다.

그것이 검증 된 물건인지 어떤지는 모르겠으나, 아무튼 치솔이 뜻뜻한 것이

건조는 되는 듯했다.

그리하여 치솔통에 치솔 네 개가 나란히 꽂히게 되었고

누가 정해준 것도 아닌데 순서를 잡은 치솔은

어쩌다 같은 색깔로 꽂혀도 자기 자리에서 벗어나지 않고

주인은 본인의 치솔을 잘도 골라 내어 입속을 헹구는데 아무런 불편이 없었다.

헌데, 사건은 엉뚱한 곳에서 일어났다.

 

치솔 사용이 편한 곳에 치솔 건조기를 부착하다 보니

하필이면 화장실 변기 쪽 벽이 되어버렸다.

그렇거나 말거나 여태 아무런 불상사 없이 잘 견디어 왔거늘.

무척이나 야무진 작은 딸이 치솔을 변기 속에 빠트리는 사건이 생겨버렸다.

 

화장실 물 내릴 때 변기 두껑 덮으라는 명을 잔소리 제1호쯤으로

들릴 정도로 조잘된 이후,우리집 변기통은 항상 덮여 있는 상태인데,

매사 사건이 생길려면 \'거 참 이상하네\'가 생길 수 밖에..

거,, 잘 덮여 있던 변기 두껑이 하필이면 그날은 열려 있었고

눈 감고도 빼고 꽂을 정도가 되어 버린 치솔이 변기 속에 빠지다니,,거 참...

 

언제고 그럴줄 알았다며

당장에 치솔 건조기 떼내고 치솔 다른 곳으로 옮기라고 남자가 성질을 낸다.

\'이런...어쩌다 보면 그럴수도 있지 뭐. 별 일이야.

그만한 일에 스팀 뿜을 일 뭐 있누..츠암..\'

 

안 쓰는 컵에 일단 꽂아 둬야겠다.

그런데,햐~이넘의 치솔 끝에 동그란 압축판이 달려 있네 그랴.

그것도 예사로 봤었네.

화장실 거울에 갖다 붙이니 갓 쪄낸 게맛살처럼 탱탱한 자태로

요염하게 다리를 뻗어 매달린다.

 

치솔 네 개가 저마다 잘났다며 긴 다리를 뻗고 있을 때까지는 좋았다.

저녁을 먹고 치솔질을 하려고 내 치솔을 찾다가 망연자실.

도대체 내 치솔이 무슨 색이었던고?

매번 맨 오른쪽에 꽂힌 치솔을 빼서 쓰고 넣고 하다가

이렇게 뒤섞어 놓고 보니 정작 내 치솔 색깔이 기억에서 사라졌다.

노랑이던가? 분홍이던가? 초록은 아닌게 확실한디...

노랑과 분홍 사이에서 망설이다

어느 것이 맞을까요 하나 둘 셋~ 해 본 결과

노랑색 치솔에 치약을 길게 짜서 치카치카.

캬~개운하다.

 

취침 시간이 가깝자 화장실을 들락거리던 큰 아이.

\"엄마~내 치솔 색깔이 뭐야?\"

어메랑 똑같은 증상을 물려받은 큰딸이 안스럽다.ㅠㅠ

작은딸, 너는 이러지 말아야 할지어다.

왼쪽에서 두번째 꽂힌 치솔만 썼지 정작 색깔을 기억 못한다.

맨 왼쪽 치솔을 쓰던 작은딸 한마디 거든다.

\"내 옆에 있던 치솔이 분홍 같은데...\"

 

분홍과 노랑 사이에서 헤매던 큰 딸.

아무리 생각해도 노랑이 지 것 같단다.

\"아닌데,,내가 노랑 같은데..니 자리에 분홍이 있었다잖어.\"

\"그럼 엄마가 노란치솔 썼어?\"

\"응.\"

 

잠깐 머리를 쥐어 짜고 생각해보니 흐머,,분홍이 내 치솔 같다.

빨강이나 분홍을 써왔던 것 같다. 이것도 어디까지나 [같다]이다.

그럼 아까 개운하게 치카거린 그 치솔을 큰딸녀니 것..??

지꺼 옆에 분홍이 있었다던 작은 딸녀니는 또 뭐여?

 

오십 밑자리 깔아놓은 어메나

스물 초반에 들어선 딸녀니나

증상이 똑같으니 당최 어쩌면 좋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