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 우리 딸의 동급생 아이가 생 목숨을 끊었다.
날씨마져 안개가 자욱하고 바람이 휭휭 불어 마음을 더 섬득하게 만들었다.
그 아이가 딱히 목숨을 끊을만한 이유가 밝혀지지 않은채 장례식이 치루어진다.
왤까?
왜 그랬을까?
성적이 나쁜것도 아니고
성격이 나쁜아이도 아니었고
가족간에 문제가 있는 아이도 아니었다.
이유를 딱 찝어서 말할수 없지만 얼마나 힘이 들었으면 그렇게 하였을까?
학교가 온통 수라장이 되었다.
선생님들의 흐느낌으로 수업은 마비되었다.
아이들마져 이유를 알수없는 동금생의 자살로 인하여 모든것이 뒤 헝클어졌다.
명문고생의 죽음.
그 죽음의 의미는 무엇인가?
자식을 기르는 엄마의 마음이 너무나 착잡하다.
그 아이의 가족은 남은 인생을 어찌 살까.
죽어서 살까! 살아서 살까!
죽지도 살지도 못하면서 세월을 보내겠지.
나의 과거로 돌아가서
여섯살때 다른 세상으로 돌려보낸 아이를 지금까지 지우질 못하는데
그애부모도 나처럼 살겠지.
그것은 당해보지 않은 사람은 아무도 모른다.
사고로 잃은 아이도 이렇게 힘든데 생 목숨을 끊은 아이의 부모는 어떨까?
이유를 알수없는 죽음앞에 성적에 대한 스트레스라는 제목을 붙여보았다.
당장의 성적이 그렇게 죽음을 불러 올 만큼 절박 했을까?
자식을 기르는 엄마의 마음으로 너무나 안타깝다.
너나 나나 할것없이 모든 아이들에게 잘 참고 견디는 인내심을 가르쳐 주어야
되겠다는 생각이 너무나 간절하다.
옛날 나 스믈 아홉일때 큰 애 보내고 죽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자살도 팔자인지 그것도 마음대로 안 되었다.
초라하게 웅크리고 앉아 있는 남편이 왜 그렇게 불쌍하던지.
그리고 내 부모님께 나와같은 상처를 줄수 없어 견뎌야 했다.
그리고 그해 내 딸아이가 교통사고 당하던해
그때도 정말이지 내가 죽어 없어져 그 고통을 피할수 있으면 피하고 싶었다.
그만큼 고통 스러웠다.
귓가에서 자꾸만 헛소리가 들리고 그야말로 정신이 내 정신이 아닌채로 얼마를 살았다
그것을 어찌 글로 표현할까.
그런데 어느 순간 내가 정신이상이 온다면 내 딸을 영영 망칠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병원 생활도 얼마나 해야할지도 모르고
다리 병신이 될지도 모르는데........
정신이 펄쩍 들수밖에
어떤 경우도 내 딸을 지켜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꾸만 환청이 들리니 청심환을 잔뜩 사오라 했다.
몸살 감기약도 엄청 지어다 놨다.
그리고 빵을
내 팔뚝 만한 빵을 잔뜩 사다 눈물로 범벅하여 내 입속에 마구 질러 넣었다
빵먹고 청심환먹고 몸살 감기약도 먹고 .......
살아야 하니까
그래야 내 딸을 지킬수 있으니까
그렇게 병원 생활을 하다 퇴원하고 학교 다니면서 방학되면 수술하고 그런 세월이 십이년
그렇다고 모든 인생이 눈물만은 아니었다.
울고 웃는 인생이 그리 가는것을.
지난 1월 16일 마지막으로 병원진료 받고 더 이상 해야할 수술이 없다고 했다.
앞으로 남은 것은 성형 수술이니까 대학 가고 보자 했다.
모든것은 팔자이거늘.
안 되는건 버려야지.그렇다고 포기는 아니야.
다리 조금 좋지 않다고 인생이 안되는 건 없으니까.
우리 딸 무엇으로 인생을 살아 갈까?
초등내내 전교 일등을 지키다가 수석으로 졸업하고 중학교에 수석으로 입학하고
지금은 명문고에 그것도 장학생으로 입학하여
성적이 나오내 안나오내 동동거리지만 그것도 감사하지 않을수 없다.
내가 그때 죽었더라면 내 딸이 이만큼 자랄수 있었을까?
아니 내가 정상적으로 살았더라면 우리딸은 태어나지도 않았겠지.
큰 아들 실패한후 서둘러 낳은아이가 이 아이니까.
지금은 화초같이 자라는 딸이 셋씩이나 있다
그 긴세월 아픔으로 이그러진채 살았지만 후회가 없다.
그리고 아들을 보내고 딸만 셋을 얻었지만 한치의 아쉬움도 없다.
신은 나에게 딱 맞는 자식을 주셨기때문이다.
그저 그저 퉁실 퉁실 자라는 딸들이 고맙기만 하다.
그 녀석도 아무리 힘이 드러도 잘 견디고 살았더라면
하고싶은일도 많았을테고
그 하고싶은일들을 다 할수 있었을텐데 심히 유감이다.
죽고 싶은 사람들 이 이야기 잘 읽고 명심하시오,
인간은 태어났으면 열심히 살아야하는 책임이 있다는것을.
아무리 힘들어도 잘 참고 사노라면 기쁨의 날이 온다는 것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그것은 낮이 있으면 밤이 있는 이치와 같으니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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