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회 : 249

사랑


BY 큰돌 2007-02-09

한적한 산골길..

옥이가 한것 부푼 가슴을 푸른 하늘에 맡기고 흰 구름 따라 올라 간다

좁고 비탈이 옥이를 반기고 멀리 하늘 사이로 소나무가 묵묵히 앞으로 다가온다

자그마한 옥이 .

얼굴에 주근깨가 잔뜩 있는 볼품없는 옥이가 아주 터질만큼 부푼 가슴으로 하늘과 나무와 좁은 비탈로 들어 간다

장뚱하니 올라간 바지와 반팔소매가 나긋한 이젠 볕에 다 날아간 분홍색 옷을 입고 옥이가 간다

할미꽃이 옥이를 지나치고 할미새가 운다

멀리 이름 모를 새가 옥이를 반긴다

침침한 산속에 옥이가 두리번 거린다

친구도 없고 멀 건넬 사람도 없는 옥이는 언제나 이 산속에 와 있다

풀이며 나무며 새들 하늘 간혹 보이는 구름도 옥이한테는 늘 정겨운 친구다

혼자 웃고 떠들고 두팔 벌려 돌기도 한다

이렇게 잘 놀고 웃고 말도 잘 하는것을...

어찌 참고 하루 보내는걸까

엄마도 아버지도 동생도 친구도  옥이한테는 어렵고 가까이 못하는 무슨 폭탄같은 생각으로 전혀 가까이 가지지 않는다

산속의 옥이는 얼마나 이쁘고 사랑스런 모습인가

아무도 그런 옥이를 모르다니

저렇듯 잘 웃고 작은 풀잎에도 관심이 있는옥이를 왜 사람들은 관심이 없을까 .. .....

머리 뒤로 질끈 묶은 머리에 손을 얹고 분홍빛 웃음을 짖는다

\"야~~니네 어제도 잘 있었어? 어젠 내가 엄마한테 매를 맞어서 못 왔다 ㅎㅎ니네 알고 있었니?  다른사람들은 몰라 내가 아픈거 매 맞으면 얼마나 아픈데 ... 아픈데 ....아파.. 많이..\"

옥이가 목이메어 소나무 등에 기대어 앉는다

\"우리 엄마가 어제 청소 지저분하게 했다고 빗자루 던지고 걸래도 던졌다 나 한테 그래서 내가 무서워서 얼른 주어다 제자리에 놓고 걸래 빨다가엄마한테 잡혀서 맞엇어 ,,,근데 마루가 밖에 있어서 바람만 불면 자꾸만 밤나무 잎이떨어지고 먼지도 날고 그래...마당에 물을뿌려도 자꾸만 말라서 마루가 지저분 해진다 근데 우리 엄마가 그걸 모르나바 더럽다고 기집애가 집에 있으면서 더럽다고 소리지르고 나 때렸어\"

옥이가 풀을 뜯어서 던져 본다

\"바람도 밤나무 잎도 없엇음 좋겟다 \"

\"그냥 아침에 치워논대로 그냥 하루종일 있었음 좋겠어 그리고 내 생각인데 우리 마루에 유리창이 있었음 좋겠어 그럼 나매 안맞아도 되는데\"

옥이가 그새 웃음이 있다

마루에 창문이 있었음 좋겠다 말하고 그 생각만으로도 옥이는 그새 웃어버린다

이런 말들이 하고 싶어 어찌 보냈을까

차라리 다 말해버리지 누구한테든...

누가옥이 말을들어 줄까

옥이가 옷에 묻은 풀을 털며 일어 선다

흐릿한 산속냄새에 옥이가 집으로 향한다

올때보다 뒷 모습이 쓸쓸해 보인다

무슨생각에 저리 힘이 없어 보일까

산속에선 그리도 말도 잘하더니 이내 입을 다물고 다시 내려 간다

곧장 지름길로 내 달린다

아마도 밥할때가 된것일게다

또 옥이가 혼자인 세상에 묻혀 버린다

아직도 해가 중천인데 옥이 혼자서 저녁을 하러 내 달린다

산속 바람이 지금도 따스한데 옥이가 산에서 멀어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