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와는 동향에다가 그 동향이라는 것 때문에도
무척 친했다는 느낌을 지울 수가 없는 친구였습니다.
결혼한지 어느덧 16년차로 접어들면서
우연히 전화통화가 가능했는데,
인사말로 하는 내가 놀라오라...한 마디에
별이유없이 갈까?
그래서 친구가 대구서 울산으로 놀러오게 되었습니다.
미술을 전공한 친구는 전공을 살려 여태껏 직장생활을 하느라
바쁘게 살고 있었고,
나 역시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친구가 온다니....
이틀을 집안 청소를 하였습니다.
친구가 오면 덮고 잘 이불도 발로 밟아서 빨았습니다.ㅎㅎㅎㅎ
요즘 세상에 운전을 할 줄 모른다는 친구덕분으로 터미널까지 마중을 나갔고
첨 보는 친구의 딸과 아들은 무척 많이 자라있었습니다.
점심을 먹고,
바닷가로 드라이버를 갔습니다.
요즘 정자바닷가에 대게가 많이 나옵니다.
대구서 사는 사람들은 바닷가를 볼 기회가 없기 때문에 바닷가를 꼭 데려갑니다.
도로가 새로이 확장된 관계로 10여분을 달려 확 트인 바닷가에 도착했습니다.
대게도 사서 찌고
회도 샀습니다.
친구랑 친구 아이들이랑 바닷가를 거닐며 영화를 찍었습니다.
저녁을 울아이들과 이웃 아이집까지 합세를 해서 대게랑 밥을 묵었습니다.
게 껍데기에다가 밥을 비벼 먹었지만, 어른들이 좋아하는 입맛을 아이들은 알리가
없었습니다.
피곤했던지 아이들 잠자리를 봐 두고 친구랑 밖에 나가자고 제안을 했습니다.
친구도 좋다고 응해서 밖으로 나갔습니다.
신랑은 갑자기 회사로 출근하고 없었습니다..ㅎㅎㅎㅎㅎㅎㅎㅎ
맥주전문점엘 가서 맥주를 같이 마셨습니다.
십오년 육년만에....ㅎㅎㅎㅎㅎㅎㅎㅎㅎ
대구시내서 생맥주 마시던 얘기를 해 가면서....
그때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내 기억엔 팔천CC를 마셨는데, 친구는 사천오백CC마시고 나머진 내가 마셨다고 합니다.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짐 생각하믄 가능하지 않는 일을 그때는 무슨용기로 그랬는지....
그런 기억마저도 소중하고...암튼 취기가 오를 즈음 택시를 타고 집으로 왔습니다.
아침을 아이들이랑 묵고
아이들이 영화를 본다고 졸라서 영화관으로 직행했습니다.
아이들은 영화관에 들여보내고, 친구랑 대공원으로 향했습니다.
커피를 마시며 살아가는 얘기를 하는 내내
친구 신랑이 간혹 전화를 하는 듯 해 보였습니다.
한 살 많은 신랑에게 \"네,네\" 깍듯이 경어를 사용하는 친구를 보며
신랑한테 무슨 경어를 사용하냐? 하니.
글케 해 달라고 요구를 해서 경어를 사용한다고 했습니다.
난 이젠 나보다 다섯살이나 많은 신랑한테도 막 반말 합니다.
싸울때는 두말 할 나위 없고, 보통때도 반 말 하는데, ㅎㅎㅎㅎㅎㅎㅎㅎㅎ
친구를 아이들과 고속버스를 태워 보내며,
하루가 참 빠듯이 달려갔습니다.
또 다시 언제 친구란 이름으로
마주 앉아 따뜻한 차 한 잔을 할 수 있을 지...몰겠습니다.
친구랑 같이 마신 이틀동안의 커피맛도 맛나고,
같이 다닌 시간도 너무 행복했습니다.
이제는 이것도 한 페이지의 추억마냥 덮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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