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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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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행 일치


BY 오월 2007-01-24

벌써 시작하면 안 되는데...

날씨가 너무 따뜻한 탓에 올해는 너무 일찍 병이

시작 될 거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너무나 가물어 먼지가 풀풀 날리는 마른땅을 자꾸만 들여다 본다.

생명력 질긴 푸른잎을 보이는 잡초라도 눈에 보이면 시작 된 건가.

봄인가.봄인가 하는 착각을 하면서...

벌써부터 시작되는 기다림은 얼마나 또 애가 타고 길게 느껴질지....

 

작은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남편과 나의 하루 일과가 시작된다.

남편은 전화로 들어오는 일들을 성사 시키고 나는 서류,결재

기타 업무를 보는 경리 아줌마다.

남편이 하루종일 하는 통화내용은 작은 문 하나를 통해 또렷이

들려온다.\"도와 주십시요.열심히 하겠습니다.은혜 잊지 않겠습니다.\"

참 이상한 일이다.

이런 전화 통화는 우리가 자영업을 시작한 15년 쯤에서 부터 시작된

내용이였는데 어째서 갑자기 이 부분이 또렷이 내 가슴으로 느껴지는지..

 

대추나무 연 걸리듯 아직도 빚도 많고 해결해야 하는 문제들도 산적해

있지만 그래도 내가 살아온 삶중에 가장 행복하다 느낄때여서 인지

자꾸만 남편말이 내 마음에 걸린다.

이제 정말 그 \"은혜잊지 않겠다\"는 말을 실천하며 살 때가 아닌지 하는

생각이 든다.지금의 나를 있게한 사람들...

부자가 되고 싶다면 돈을 섬기지 말고 돈을 주는 사람을 섬기라 했듯이

세상은 분명 나 혼자 열심히만 살아서 잘 되는 세상은 아닌듯 하다.

물론 열심히 살아야 도움의 손길도 받을 수 있는 건 사실이지만.

 

세월은 너무나 빠르고 언젠가 여유가 있을 때 인사하리라 찾아보리라

하고 먹은 마음은 어느새 그 고마움마저 잊고 한술 더 떠 사람마저 잊어

버리는 파렴치가 되어버렸다.

커다란 창 문을 통해 바라다 보이는 잿빛산이 포근한 날씨탓에 콜콜 그렇게

깊은 잠에 빠져 코를 골고 자는 듯 하다.

핸드폰을 열고 단축번호로 1번 부터 눌러본다.

\"어머나!!이 분도 있었구나.참 맞어 이 분은 어떻게 살고 계실까.\"

가슴이 뭉클하고 죄스러운 마음이 밀려온다.

내 핸드폰 깊은 곳에는 그렇게 내 인생의 주춧돌을 이뤄준 사람들이

들어 있었다.갑자기 전화를 드리면 놀라실 수도 아니면 기억 못 할

분들도 있을것이다.

 

마침 좋은 핑계거리 구정이 다가온다.

내 아픈 날 나와 함께했던 분들 이번 구정에는 남편이 남발한 \"은혜 잊지

않겠습니다\"했던 말의 첫번째 실천으로 잊고지낸 분들에게 전화한통

드리는 걸로 내 남편의 빈 말을 내가 실천해가며 살아가는 한 해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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