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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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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방지축여사의 좌충우돌 버밍햄 記


BY matchmaker 2007-01-20

 버밍햄 하면 뭐가 생각나십니까? 여러분? \'햄\'? \'소시지\'? \'버킹검 궁\'?

저는 돼지가 생각이 나요. 왠지 모르겠지만....

하여튼 올해 초에 제가 이곳을 다녀왔습니다.  일때문에. 

위치상으로는 영국의 수도인 런던보다 위에 있는 산업도시이지요.

한 닷새 체재비가 제공되는 출장이었던 터라 최소한 짐을 줄여 보스턴백 하나만 달랑든 채

누드김밥처럼 켜켜 옷을 끼워입고 집밖을 나섰습니다.  어르신들이 그러시잖아요.  집밖에 나가면 춥고 배고프다고.  하여튼 빡빡한 일정인데다 혼자 비행기를 갈아타고 가야했고 현지 도착시간은 밤 11시가 마중나올 사람도 없어 기내에서 보는 세 편의 영화로 만족해야 했습니다. 제 얘기는 이제부터입니다.

 

1. 아침밥

 밤새 가는 비행기를 두 번 갈아탔기 때문에 배도 고팠지만 밖에 나가면 아침을 오랜시간 공들여 많이 먹는 제게 호텔의 아침식사만큼 푸짐한 식사가 없습니다.  해서 무척 즐기는 편이지요.  보통 평일에는 아침 6시 30분부터 조식이 제공되지 때문에 제일 먼저 신선한 우유와 쥬스를 마시려면 5시 30분에 일어나 몸단장을 해야하지요.   저같은 잠꾸러기에 올빼미형 인간에게 버거운 일이지만 하여튼 저는 아침식사를 즐기는 편입니다.  밖에 나갔을때만.

각 테이블에 6개의 잼들이 놓여있더군요.  어디 참새가 방아간 지나가는 것 보셨어요?

6개의 잼통을 모조리 열어 나이프로 꿀부터 시작해 마말레이드 찍고, 살구잼 찍어 빵에      

칠을 한 후 치즈, 버터로 덧칠을 해서 아주 양껏 먹었습니다. 커피는 포트째 갔다주더라구요. 그래서 크림을 들이부으면서 먹었지요. 하! 그런 다음에는 체리, 딸기 요거트에 오믈렛, 손가락굵기의 소세지, 고기를 1시간 30분동안 먹었습니다.  물론 열대과일도 두 접시정도 먹었지요.  아주 행복했습니다.  배가 부르니까 앙증맞은 잼통을 가져가고 싶더군요.  하지만 체면이 있지, 웨이트레스가 상치우다가 숫자가 맞지 않으면? 까지 생각이 미쳐 품위를 지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까지 아쉬워요.  그 잼들이.

 

2. 날씨

  영국날씨 잘 아시죠? 버밍햄에 도착하는 날도 비가 왔는데 강한 바람, 보슬비도 머무는 내내 내렸습니다.  잠깐 햇살이 퍼졌다가도 이내 하늘이 흐리멍텅해지면서 비가 오더군요. 영국 날씨니까 늘 그려려니 했지만 산책하거나 돌아다니고 싶지 않았습니다.  두꺼운 털외투에 우산을 챙겨나가도 으시시 추웠으니까요.  저녁에 잠깐 쇼핑몰을 둘러본 것외에는 그저 숙소에서 사무실이었지만 그래도 창밖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마음이 편했습니다. 귀국할 때 기차를 타고 런던에 와서 히드로공항까지 두 차례 전철을 갈아타는 동안 바깥경치를 구경했는데 나무에 녹색이끼가 덮여 멀리서 보면 마치 초록나무같았습니다. 기후 탓인가 봅니다. 토요일 오후에 기차를 탔기 때문에 가족들이 초원에서 양떼와 같이 걷는 모습을 보았습니다.  평화로워 보이더군요.

 

3. Pub

 제가 묶던 호텔 주변에는 BANK\'S라는 Pub이 자주 눈에 띄었습니다.  원래 운하(마치 청계천같더군요)를 사이에 두고 더블린과 블랙컨추리로 나눠진 이 도시의 명물은 붉은 빛을 띄는 맥주로 이 지역의

Pub에서만 먹을 수 있답니다. 그옛날 운송수단이 신통치 않을 때 신선한 맥주를 배달하기가

힘들었던 모양입니다.  매주 금요일은 현지 직원들이 Pub에서 맥주와 칩으로 간단히 점심을 먹는다고 해서 함께 가보았습니다.  입구에서 주문한 후 테이블에 앉았더니 꽃등심두께에 손바닥 크기의 샌드위치 두 쪽이 수북한 칩과 함께 나왔습니다. 이걸 어떻게 다 먹으라고...

깔끔하게 접시를 비우는 그들의 먹세에 기가 죽을세라 입을 좌악 벌리고 베어 먹었는데도

한 쪽은  못 먹었습니다.  너무 크고 많아서.  매주 금요일밤이면 여자들이 먼저 Pub에서 수다떨며 놀다가 귀가하면 집에서 애들보며 크리켓이나 축구보던 남정네들이 Pub으로 몰려가 밤을 새우고 논답니다.  술이 곤드레 만드레 되거나 자기팀을 응원하다가 쌈박질이 날 수도 있다나요. 

 

4. 초코렛

  쇼핑몰에서 제일 눈에 띈 것은 단연코 초코렛이었죠.  제가 초코렛 킬러거든요.  한 상자에 3,000원 정도밖에 10개 정도 샀으면 좋겠는데 그렇게 되면 이동할 때 짐이 많아지잖아요.  무겁지는 않지만 어쨋든 주머니가 하나 달리니까 불편하지요.  한 번 초코렛에 정신을 놓아버리니까 다른 물건이 눈에 들어오질 않테요.  저걸 사? 말아? 어떻게 가져가지? 하면서 그 앞만 뱅뱅 돌다가 입을 쩝쩝이며 빈 손으로 돌아왔습니다.  결국 히드로에서 2개 사면 1개 덤으로 주는 초코렛을 사왔지만 입국수속을 빨리 하려고 carry on하다보니 이것도 짐스럽더라구요. 이럴줄 알았다니까.

 

5. 공항 화장실

 히드로공항이 영 못마땅합니다.  좁아터진데다가 Check-in Counter는 재래시장 좌판같고 꽉꽉 막히기만 했더군요.  가방을 든 채 화장실 문을 열었는데 공간이 비좁아 문을 닫을 수가 없는거예요.  서양인 체격이라면 변기에 앉는 것도 힘들겠던데 아무도 불평하지 않나봐요.

간신히 볼 일을 보고 끙끙대면서 짐을 빼내 화장실을 벗어났지만 꼭 감옥 독방같았습니다.

각 항공사 Boarding 위치에서도 퍽 떨어져 있어 불편하기 짝이 없었습니다.   잔뜩 껴입은  겨울옷 탓도 있겠지만 고문당하고 나온 것처럼 땀을 뻘뻘 흘리게 하는, 악명높은 공항 화장실!  인천공항 화장실 생각이 간절했습니다.

 프랑크푸르트공항 화장실은 무척 불결해서 또 놀라웠습니다.  공간은 넓지만 변기가 낡고 지저분해 쾌적한 기분을 앗아갑니다만 재미난 사실을 알았습니다.  아참! 서양여자들도 방귀끼던데요!   하긴 뭐! 사람은 똑같지요.

 

이 정도에서 잠시 쉬어갑시다. 아이구 벌써 새벽 1시가 다 되었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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