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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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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름하는 엄마


BY 정자 2007-01-19

대문이 활짝 열어 제낄 것도 없이 늘 열어진 대문이 있었던 집이다.

아이들이 학교로 가고 남편들도 모두 출근 한 후 그 적막감도 잠시다.

모닝커피를 마시러 와 하면서 수다떨다가 근처 어떤 정육점이 개업을 했는데

근에 얼마씩 하냐고 캐묻기도 하고 개업선물이 수건인데 우리집엔 수건이 많아서 그걸 양말로 바꿀까 말까 고민하다가 점심이 후딱 오면 감자 수제비를 해 먹을까. 아니면 널찍한 도마에 밀대로 밀은 손 칼국수를 해 먹을까 메뉴선택에 부산히 하루가 가고 지나가고 하던 동네에 작고 이쁜 새댁이 이사왔다.

 

 키도 작달막하고 말도 별로 없고 수줍음이 많아 보였는데

보아하니 임신을 하여 앞 뒤가 둥글 둥글하여 꼭 오뚜기처럼 탱글 탱글하니 옆집 아줌마가 그런다. 첫아이는 배가 저렇게 둥글 둥글하면 아들이라면서 옆으로 보기도 하고 엉덩이가 펑퍼짐하면 순산한다고 산부인과 의사처럼 애기도 해주고 했는데.

  늘 어두운 얼굴을 한 그 새댁이 첫아이가 아니라고 했다. 모두들 어머머 하는 얼굴이 되었다. 그 후로 우리들은 다른 아이들은 다 어디에 있는 거여하고 묻고 싶었지만 속 사정이 따로 있을 듯하고 묻는 다고 바로 답을 들어도 부담스러웠다.

 

 그래서 우리는 더 이상 묻지 않고 그 후로 초미의 관심이 집중 되었다.

그 이쁘고 젊은 새댁이 또 어디서 애 낳고  다시 재혼을 해서 새로 결혼 생활을 시작 한 건가,,, 아니면 미혼모처럼 애비없이 혼자서 애 낳다가 뭔 일 나는 거 아닌가 하기도 하고 동네 걱정거리가 하나 생겼다고 수근대기도 했다.

 

 우리의 걱정과 아랑곳 없이 그 이쁜 새댁은 아이를 낳았다. 배가 두리뭉실하다고 틀림없이 아들이라고 점치던 울 아줌니들의 말하고는 전혀 틀리게 딸을 낳았다. 분명히 아들 일 것 같았는데 딸이네 계면쩍게 인사를 했다. 아이를 낳은 산모는 얼굴 붓기도 그냥 있고 산바라지도 누가 와서 해준다고 했는데 그냥 대충 대충 건너뛰고 그러더니 아이가 한 백일도 안 되서 이 산모가 오리무중이 된 것이다.  산바라지 하는 할머니가 산 구완 해 준 품삭도 못 받고 내일 온다고 하더니 일주일이 다 되도 안 들어 온다는 것이다.

 

 아기는 울어 제끼고 분유도 떨어져가고 그러니 이를 어쩜 좋냐고 동네회관에 나와서 속 사정을 애기하니 우리들 아줌니들이 우려했던 일들이 벌어진 것이라고 숙덕 숙덕했다.

 이거 혹시 얘를 버리고 간 거 아녀... 천 벌 받을 거여..그것이 낯짝 값을 하는 감? 시상에 지 새끼를 놔두고 어디로 내 뺀 겨?

 

 아무리 우리가 뭐라고 해도 벌도 못 주고 저 할머니 품삭도 대신 못 주니 이를 어쩔꺼나 했는데 마침 동네 교회에서 그 아이를 산모가 돌아 올때까지 돌 봐준다고 하는 바램에 산구완 하던 할머니는 일단 안심을 하고 그러셨다. 품삭은 못 받는 셈치고 아이를 잘 부탁한다고 몇 번이고 절하다시피 허리를 숙이셨다.

 

 그렇게 교회 목사님이 한 육십이 넘었는데. 그것도 혼자 계시는 목사님이다. 말이 그렇지 신생아를 할아버지가 키운 다는게 어설프게 보였는지 우리 아줌니들이 아침되면 죄다 모닝커피 대신 반찬이며 밑반찬들을 바리 바리 싸서 교회에 마실오 듯이 모이는 게 일이 되었다.

 

 아이는 모락 모락 연기 피듯이 하얗게 잘 자라고  여섯살이 되어도 엄마는 오지 않았다.

이래 저래 아이를 어디에 호적을 넣어야 학교에 가는데 어느집 자식인고 서로 물어도 다 난감하다. 할아버지 목사님이야 당연히 당신 호적에 입양을 시킨다고 하는데 그렇게 어울더울 같이 키우다보니 뉘집 자식이 문제가 되니 서로 눈치만 보다가 일곱살이 금방 된 것이다.

 

 그런데 초등학교를 간다고 설레발레 하는 아이가 온 동네얘들과 쏘다니면서 애기를 하는데 알고보니 이미 어렸을 적에 할아버지 목사님이 자신의 출생신고를 하였으니 할아버지 손자가 아닌 자식이 된 것이다. 어쩌다가 늦복이 터져 늦둥이를 본 셈이다라고 면사무소에 쉬쉬하며 올렸다고 한다. 이러니 울 동네 아줌니들 환하게 웃으셨다.

 

울 보람이가 이름을 목사님이 지어준 게 다 이유가 되는 구먼.!

 

그리하여 보람이가 초등학교를 입학하였다.  입학하는 날 모두 마실 다니는 것처럼 모두 학교를 갔다. 그런데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말숙한 여자가 초등학교 강당 문에서 왔다갔다는 하는데

저 여자가 도시 어디선 가 본 것 같은 디 당최 기억이 안나네... 

한 아줌니가 그러는데 다른 아줌니도 어디선가 본 것 같다고 하기도 하는데.

\" 맞다! 저 저 여자 저기 혹시 거시기..거 뭐시냐?\"

\" 왜? 누군데?\"

갑자기 말도 안나온다고 버벅대면서 보람이 친엄마 아니냐고 작달만해가지고 똑같잖어?

그제야 일제히 그 여자를 쳐다보았는 데 그 여잔 다른 누구를 보는지 우리를 신경도 쓰지 않았다. 어쩌면 좋으냐 ? 키워 놓으니께 인제 데려갈려고 그럴려고 여기 찾아 온 거 아녀?

시상에 그 젖먹이를 놔두고 도망가더니 생각은 났는가 보다. 오메 여기가 어데라고 내 참 기막히다. 모두들 한 소리 한다고 들썩거리는 기분이 영 모양새가 좋지 않아 우덜 모두 목사님 찾아가서 절대 보람이 내 주지 마라고 하자 도모하는데.

 

 어라! 목사님이 그 여자와 악수를 한다. 이게 뭔일이여?

조금 있으니 보람이가 뭐라고 하면서 그 여자 손목을 잡고 헤헤대고 .

 

이게 뭔 조화냐..그럼 목사님도 알고 있었나 벼?

우리도 한 번 가보자. 도대체 무슨 일이여? 

 

덧) 두번째 이야기가 이어 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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