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금 돼지해라고 떠들썩한 정해년 2007년의 새로운 한해가 밝았습니다.
저는 2006년 마지날 밤 11시에 송년 미사를 드리면서 새해 타종소리를 들었습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올 한해 건강하고 만복이 가득하시기를 서로 악수를 하며
인사를 나누었습니다.
오랫동안 대학에서 총장님을 하시고 몇 달 전에 부임하신 우리 성당의 노신부님은
새해인사로 복 많이 받으십시오라는 인사보다 [복 많이 지으십시오.] 라는
인사를 제안하셨습니다.
그리고, 덧붙여 말씀하시기를 복을 많이 지어서 남에게 나누어주라는 뜻이라는
말씀이었습니다.
그러시면서 당신이 특별하게 만난 예수님 이야기를 해 주십니다.
7년간의 신학대학교 생활을 마치고 사제서품을 받고 시골의 어느 작은
성당에 부임을 하셨다합니다.
막상 신부생활을 시작했지만 도대체 사제의 올바른 길을 가고 있는지 일반 신자들을
구원의 길로 잘 인도하고 있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혼란이 왔었다고 합니다.
그토록 원하던 예수님은 한 번도 체험하지 못하고 사제생활을 하려니?
믿음에 대한 허기와 번민으로 갈증을 느끼며 나날을 보냈다고 합니다.
그러던 어느 봄날, 신부님이 그곳 신자들의 사정을 살피고 가족관계도 알겸
가정방문을 하게 되었답니다.
새 신부님과 신자들의 관계를 더 친숙해 지려는 노력으로 신자들의 가정을 방문하게 되죠.
어느 시골 마을을 지나다가 신자 할머니 두 분을 만났다고 합니다.
그 두 분은 자매지간인데 옆구리에 바구니 하나씩을 끼고 나물을 캐려 간다고 하더랍니다.
다음날, 그 두 할머니 집을 방문하게 되었다고 합니다.
마루에 걸터앉아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는데 할머니는 떡 한 접시와 “환타”라고 쓰인 노란
음료수를 내 오셨다네요.
그래서 신부님이 할머니에게 물었답니다.
“할머니 무슨 돈이 있어서 떡을 사고 환타를 사셨느냐고?”
할머니의 대답이
“어제 신부님 만났을 때, 나물 캐려 갔지랴. 그 나물을 팔아서 떡도 사고 환타도 샀지랴“
시골 노인 양반들이 무슨 돈이 있었겠어요.
새파란 젊은 신부가 자신의 집을 방문한다니까 내어 놓을 것은 없고, 두 양반이 나물을
하루종일 캐서 시장에 내다 팔아 그 돈으로 자신에게 줄 떡과 음료수를 내어놓은 것이었지요.
그 말을 들은 신부님은 그제야 정신이 번쩍 들었다고 합니다.
할머니 두 분의 손을 잡고
“할머니, 고맙습니다. 예수님을 만나게 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그토록 예수님을 체험하게 해 달라고 기도를 드려도 예수님을 들은 척도 않더니 그 할머니
두 분이 바로 예수님이었다는 것이었습니다.
기도만 한다고 신을 만나는 것이 아니며 열심히 빈다고 해서 복을 많이 얻는 것이 아니라고 하십니다.
신은 언제나 자신 안에 있는데, 사람들은 다만 마음의 눈을 뜨지 못해 그 신을 알아보지 못할 뿐이라는
신년의 말씀을 해 주시더군요.
저도 올 한해에는 마음의 눈을 좀 떠보려는 노력을 하려 합니다.
모자람이 많아 잘 보일지 모르지만
나의 눈에 들어오는 모든 사람,
나를 만나는 모든 사람을 예수님처럼 보려는 노력을 하려 합니다.
정해년, 하고자 하는 모든 일들 다 이루시길 바라고 자신을 사랑하는 마음 안에
다른 사람을 사랑하는 마음도 많이 담았으면 좋겠습니다.
행복하십시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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