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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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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27 이것도 못해?


BY 마포나루 2006-12-27

\"이것도 못해?\"
오전에 새로 들어온 복사기 앞에서 가벼운 핀잔을 들었습니다.
워낙 기계치인데다, 다른 모델이다 보니 약간 헤맸죠.
알고나니 너무 간단해서, 이것도 하나 못했을까..
잠깐 생각이 들더라구요.

하긴.. 예전엔 지금보다 못하는 게 훨씬 많았습니다.
남들은 한두시간이면 배운다는 자전거는,
하루 온종일을 걸려, 진이 다 빠질 때쯤 겨우 배웠고,
알약을 먹을 때도 삼키질 못해 일일이 가루로 빻아서 먹어야 했구요.
남들은 꿀꺽 잘도 삼키는데,
전 매번 알약이 목구멍에 걸려 낑낑대곤 했습니다.
그래서 감기걸리는 게 더 싫었었죠.

그런데 이젠 알약도 삼킬 수 있게 되었고,
자전거도 누구보다 편안하게 탈 수도 있게 됐습니다.


지금 못하는 것...
그건, 그저 남들보다 시간이 조금더 걸릴 뿐이라고 생각해봤습니다.
난 왜 이모양일까,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고...
그렇게 스스로를 못난이 취급할 이유란 없다는 생각도 들었죠.


배우는 기간이 길다는 것..
빨리 터득하지 못하는 자신의 능력을 탓하기보다는,
그 시간이 길면 길었던 만큼..
해냈을 때의 기쁨 또한 커진다는 사실을 잊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자전거를 타고 운동장 한바퀴를 드디어 돌았을때...
그날의 기쁨처럼 말이죠.|||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