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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화산에서


BY 아리 2006-12-27

육사 건너편
봉화산 정상
한 모퉁이에
펼쳐진
작은 포장마차

이른 새벽부터
커피향기 그윽한
등산객들의 안식처

시중에서
몇 천원 하는
커피 한 잔을
오백 원씩받는
이(李)씨부부

이들은
불평도
불만도
없어 보인다

성당 미사시간 빼고
27년간 한결같이
등산객들이 적으나 많으나
일년 내내
문 여는 청지기들

언제 찾아가도
친절하고 부드럽다
이들의 얼굴은
언제나
티 없이 맑고 환하다

포장마차 속에서
자주 흘러나오는
유머와 웃음소리
가끔씩 울려 퍼지는
트럼펫 소리는
한결 손님들의 마음을
기쁘게 한다

큰 기업체 운영하면서도
더 많이 채우지 못해
안달하는 사람들

좋은 직장 갖고도
감사도 모르고
얼굴에 주름살
펴지 못하고
살아가는 사람들

이들의 성실하고
소박한 마음씨
거울삼아
나를 살피는 슬기

여기까지가 조인형이란 분이 쓰신 시입니다

<행복의 오솔길>이란 책자에서 퍼왔죠

제가 지난 번 올렸던 봉화산 정상에서 차를 파는 트럼펫 부는 아저씨 얘기
생각나시죠
제가  <차 한잔>이란 제목의 글로 올렸던 ..
그 아저씨께 이번 크리스마스 선물로 저의 솜씨 없는 글을 가져다 드렸다

너무나 좋아라 하시면서
오늘 아침 feel이 통하여
제게 줄 따끈따끈한 선물을 준비해 두었다고 하신다
노란 양은 냄비에서  따뜻한 삶은 계란을 하나 꺼내주신다
물론 펄 펄 끓는 물을 넣은 따끈한 커피도 같이
돈 내지 말라고 손을 내저으시는데
저 돈 없다고 큰소리 쳤습니다

돈을 받지 않고 책을 빌려주시는데

언제 돌려줄지 모르는 일이라 했다

책도 돌려주지 않고

차를 공짜로 마시고

뻔뻔 스레 차 값을 남겨놓고 잊는다면

그건 아재를 위해
복짓는 일이라? 좋아하시는

그분의 사소한 행복을 보면서
욕심없이 사는 사람의 평화를 본다

언제나 맑은 웃음을 나누어 줄 줄 아는 진정 욕심없는?

그 아재는 어찌 저런 속을 가지고 있을까 싶다

 

내가 산모롱이를 돌 때쯤 그의 트럼펫소리가 다시 들렸다

박수치는 이가 떠났을 때 울리는

작은 속삭임같은 ....

엷은 아쉬움이 섞인 그리움 같은 ..


 

피에스 --이번 크리스마스날이 우리 신랑 생일이었습니다

크리스마스라는 것 때문인지

평소와 달리 지인들의 아는 체가 뜸하여서

저는 썰렁하다고 슬퍼?하였죠

신랑이 웃으면서 한마디 하는데

모처럼 가족들이 크게 웃었답니다 ...

 

\"글쎄 내가 예수님 보다는 조금 덜 유명하잖아 ..\"

 

가끔씩 던져주는 사소한 멘트가 가족을 웃기고 뭉치게합니다

따스한 말한마디

사소한 몸짓 하나로

가족들은 사랑을 느끼게 되죠

서로 바라보며 웃어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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