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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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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 고운 사람 있음에......


BY 蓮堂 2006-12-12

 



하는 일 없이 동동거린 시간이 너무 길었나 보다.

그러고 보니 아줌마 집에 글 올린 것도 꽤 오래 된 것 같다.

나름대로는 영양가 있게 살겠다는 야무진 각오로 동분서주 하다보니 어느 듯 한 해가 설핏 기울고 다음 해를 준비할 채비를  갖출 때가 되었다.

이유 없이 아줌마 집에 발걸음이 뜸한 가운데 반가운 오월님의 전화를 받았다.

세상 한쪽 귀퉁이에서 숨만 쉬고 사는 사람을 잊지 않고 전화 주신 오월님이 너무 고맙고 반가웠다.

그리고 무심했던 내 소갈머리가 부끄러웠다.

살면서 누군가를 기억 한다는 것, 그리고 누군가가 나를 기억하고 있다는 것부터가 가슴 설레고 뿌듯한 일이다.

흔히들 사이버 인연을 거품에 비유한다.

부질없고 허무하다는 일반적인 제스처로 헐값에 넘겨 버린다.

못마땅한 가격이지만 일부는 인정을 해야 하는 헐거운 인연이 참으로 안타깝다.

‘사이버 인연이니까 무시해도 그만이고 알아도 그만이다’라는 무책임한 사고가 남발하고 있는 현실이다.

인터넷을 처음 접했던 6년 전만 해도 정말로 그런 줄 알았다.

그게 정답이줄 알고 살았던 무지는 차츰 안면을 익힌 사람들을 온라인상에서 접하면서 잘못 된 고정관념이라는 것도 알았다.

아줌마 집 식구들을 한번도 만난적도 본적도 없다.

몇 분만 전화로 겨우 목소리 정도 나누었을 뿐이지만 닉만 들어도 정겨운 사람들이 하나둘 늘어나면서 한번쯤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보이고 싶은 맘보다는 나를 보고 싶어 하는 결 고운 사람을 만나고 싶은 맘이 더 앞선다.

며칠 후에 있을 만남에 연식도 오래된 나보고 와 주십사 한다. 고마운 청이었다.

꽃다운 새댁들 틈에 끼이면 말(馬)난 장에 소(牛) 난 것 같이 어색하고 격에 안 맞는 일이 될까 약간은 주저가 된다.

<‘오란다고 다 가냐? 눈치 없이.................’------>눈치 빠른 사람들의 버전.>

연말연시에 틈새 없이 잡힌 스케줄에 발목이 걸려 있지만 이번만큼은 꼭 만나고 싶은 사람들이 있기에 되도록이면 가고 싶다.

한 시간 거리를 두고 몇 년을 벼르고 온 시간들이 너무 아까웠고 오월님에게도 너무 미안하다.

무심도 지나치게 닳으면 무시가 된다고 했던가요?...........하하하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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