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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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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장 김치는 일년 양식이라던데.


BY 찔레꽃. 2006-12-11

파르르 ~~~~~~~

바람 막이로 붙여둔 문 풍지가 염체없이 불어대는 바람에 자신의 온 힘을 다해 막아보지만 그 바람의 힘을 견디지 못하고 떨림으로 막아내고 있다.불어대던 바람이 조금 잔잔해지고 티 없이 맑은 아이의 눈망울같이 빛나던 별빛마저 그 빛을 잃을때쯤.뿌연 안개 같은 장막속에서 해돋음이 시작되려할때 어머님의 바쁜 움직임이.자박 자박 걷는 발소리 드르륵 솥뚜껑 열리는 소리 그때쯤이면 식었던 방바닥은 물데우느라 다시 지핀 불때문에 또 뜨끈해진다. 조금 있어면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릴것이다.

야들아 ! 고마자고 일날거라  (일어나거라)어서 배추씻고 학교 가야제=언니와 나는 이불을 머리가 보이지 않을정도로 덮어쓰고 어머니의그 말씀을 못들은척 하고 있어면 다시또 어머니의 목소리가 들린다.=너저모 너거 지각한다=그때서야 언니와 나는 일어나 머리를 방바닥에 대고 엉덩이를 치켜들고 한참을 미그적 거리다 서로 먼저 나가기를 눈치보다 나온다.

야 야.(언니) 니는 아침밥 준비하고 ㅇ ㅇ 니는 (나를 가르킴)내하고 어서 갯가 배추 씻거로가자 춥다 옷 따시기 입고 나온나=그리곤 전날 절여놓은 배추를 어머니께서는 이미 건져놓으셨다.물이 흐르지않는 다라이 (대야))에 담아서 이고 바닷가로 가면 부지런한 사람들은 이미 와서 배추를 씻고 있다.지금도 내 친정곳 바닷물은 깨끗하지만 어린날 바닷물은 더욱 깨끗했다 쪼끔한 내 얼굴을 비추어 보면 생긴 모습 그대로 보일정도였다.

그런물에 친구들과 어우려 멱도 감고 그랬기에 물을 무서워 하지는 않는다 .그런 맑은 물에 어머니께서는 물속에 발을 담그고 훨훨 배추를 흔들어 가면서 씻어셨다.그렇게 몟차례 씻어놓은 배추를 이고 집으로 왔다 갔다 하기를 반복하다보면 양말을 신었지만 발이 시립고 장갑을 꼈지만 손끝이 시립는데 어머니는 어떻게 그 추위를 참으시는지 모르겠다 .훗날 그 참음이 그리고 많은 고틍을 참는다는것이 강인한 정신력이라는것을 어른이 된후에 알수 있었지만,겨우 손 시림을 녹일수 있는것은 가마솥에 한솥 데워둔 뜨거운 물을 주전자에 담아 가져오면 그 물에 잠간씩 손을 녹이는것이다.=옴마 뭐 할라꼬 김치를 이래 마이 담습니꺼?=철딱서니 없는 딸의 물음에 어머니께서는 =야 야 김장김치 담는것도 일년양식이다.간장 한독 된장 한독 쌀 한두지 만 있어모 아무리 추운 겨울도 지낼수가 있는기다= 라고 하셨다.

지금이야 김치를 많이 먹지를 않지만 그때는 김치 소비가 많았다.요즘은 맛난 반찬도 많고 아이들도 김치를 잘 안먹지만 우리때는 밥상에 거의가 김치였다.배추김치.무우김치.파 김치 동치미 김치.갓김치.그리고 어쩌다 김이라도 구워 올린다든지 갈치라도 한번쯤 구워 밥상에 올리면 그것도 가운데 살 많은  부분은 아버지 상에 올리고 꼬리와 머리부분만 먹어도 그것은 별미였다.지금이야 생선도 그렇고 .대부분 여려가지 반찬을 준비해두고 먹고 있어니 가끔은 지난날 그 시절이 생각나고 너무 풍족하면 아쉬움을 모르니 반성해 볼 일이다.

우리집도 어제 김장을 했다.배추 오십포기 확보 .형부네가 삼십포기 친구가 이십포기.공짜로 아니 물물교환 ^&^ 각각 맥주 한박스씩 주고 가져 왔어니 완전 공짜는 아니다.

우리집꺼. 막내시누이꺼. 셋째 시누이꺼.그리고 어머님 나가시는 경로당에 가져갈꺼 .조금 이웃에 나누어 먹을꺼 . 배추를 짜르니 노오란 속살이 탐스럽고 색깔이 이뿌다.소금에 절이고 몟시간 후에 절여진 배추를 씻어놓고 방에 들어오니 새벽 세시다 .아이구 허리야 이러다 허리병 도질라.낮에 막내 시누이가 가져다 놓은 맥반석 찜질기에 허리를 대고 누우니 시원함이 좋다.너무 피곤해서인지 쉽게 잠이 들지 않는다.츨근도 하지않고 학교도 가지 않으니 좀 천천히 일을 시작하리라 생각했는데 아침 일찍 어머님 서두르신다.딸네들 꺼 까지 해야 하니 며느리에게 조금 미안한 마음에서 도와 주시려 함일것이다.서두르시는 시 어머님 모습에서 이맘때 쯤이면 동동 거리며 일을 서두르시던 내 친정 어머님이 생각난다.

마루에 자리를 펴고 어머님과 마주앉아 김치를 담고 아제는 물빠진 배추를 가져다 나르고 이렇게 해서 배추김치를 다 담고 어머님께서 철뚝밭에 심어 기르신 주먹만한 무우를 반으로 잘라 절여둔 것을 마지막으로 통에 담고 있어니 막내 시누이가 온다 공짜로 김치 가져 가는게미안타며 뭘 할까 묻기에 고기나 두근 사오라 했다 그것마저 못하게 하면 더 미안해 할것같애서 =내 언니 이럴줄 알았다 내 오기 전에 다 하모 내는 뭐하노 = 옴마가 같이 니몱까지 했다 어서 고기나 삶아라 =옆집에 살고 있는 큰시누이까지 불려서삶아진 고기에 금방 담아진 김치를 겹들여서 식구끼리 가진 맛난 점심이었다 .점심후에는 어머님과 막내와 아들을데리고 숫불가마에 가서 피로도 풀고  이렇게 해서 일년 양식이 준비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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