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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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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영이가 쓴 (꽈리와 요정)


BY 일상 속에서 2006-11-28

유행에 민감한 딸이 요즘 유행한다는 병까지 따라가느라 <수두>를 앓고 있습니다. 학교를 결석한지 이틀째네요.

심심해하는 딸(초등 2년생)에게 글을 써 보라고 했더니 꽈리 속에서 태어나지 못한 요정에 대한 미련이 담긴 글을 썼더군요.

언젠가 제가 올렸던 (꽈리와 요정)의 후편이라고 생각해 주며 읽어 주세요. 많이 서툰 글이지만 엄마인 저의 눈에는 예쁘게 보여서 이 곳에 올립니다. 옆에서 눈을 초롱거리며 자신이 작가가 됐다고 좋아서 쳐다보는 딸의 눈이 조금은 부담되지만...

비가 옵니다.

아직은 겨울이란 단어가 익숙치 않을만큼 따스한 날이었는데 곧 추워진다고 하니 모두들 건강 유의하세요.

 

 

 

나는 피아노 수업을 끝내고 집으로 돌아왔다. 그때 엄마께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윤비야 꽈리 속에 요정이 있다.” 나는 깜짝 놀랐다. 왜냐하면 난 꽈리 속에 요정이 있다는 것을 몰랐기 때문이다. 근데 그 꽈리는 어디서 많이 본 것 같았다. 동화책에서 나오는 엄지 공주가 태어난 꽃이 그 꽈리랑 똑같았다. 나는 기분이 좋았다. 하지만 엄마께서 말씀하셨다.

“엄마, 아빠, 오빠 말을 잘 들으면 꽈리 속에 요정이 나 온다” 라고 하셨다. 나는 자신이 없었다. 다음다음날 꽈리를 보니 시들어 있었다. 엄마께서 꽈리 주머니 속에 있는 열매를 보셨다. 열매가 예뻤다. 꽈리 속에 동그란 열매는 예쁜데 꽈리 주머니는 예쁘지 않아서 버렸다. 나는 요정이랑 함께 놀고 싶었는데 그 꿈이 깨져 벼렸다.

요정이 생겨났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그렇다면 주머니 속에 넣고 다니거나 필통 속, 가방 속에 넣고 다니면서 늘 함께 할 수 있었을 텐데...

속상하다.

그리고 기분이 나빴다.

내가 말을 잘 듣지 않아서 요정이 태어나지 않은 것일까?

다시 한 번 나에게 요정이 담긴 꽈리가 생긴다면 이번에는 가족들의 마음을 기쁘게 해줘서 요정이 태어나게 만들 텐데.

요정아~ 미안해.

태어나지 못하게 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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