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 딸래미구나...점심은 맛있었어??\"
아이들이 학교를 갔다오면 텅빈 집에서 엄마의 부재를 느끼겠지만
내 입장에서야 애들이 학교에서 언제 돌아오는지 알수가 없어
집에오면 무조건 엄마에게 전화를 하게 교육을 시켜놨다.
큰애는 딸이기에 그 강도는 저학년때 더 심했다.
친구집을 가게되면 무조건 전화를 하게한다.
그러면 내 핸펀에 딸아이친구 전화번호가 찍히기에..물론 다른 친구집으로
이동을 하게되면 또 전화를 해야하는건 당연지사.
5학년때부터 핸드폰을 사용하게 했는데
일산에서 서울로 전학을 오자 핸드폰을 학교에 가져오지 못하게 하는것이
아닌가! 그 답답함...--;
\"엄마!~속상해\"
\"왜? 시험 못봤어?\"
\"형석이는 100점인데 난 99점이야..\"
\"괜찮아..이미 나온결과에 속상해한들 점수가 바뀌겠어?..그래도 잘했네..\"
딸아인 6학년이다.
담임선생님은 항상 울 딸래미와 형석이의 점수만 불러주신다.
둘이 서로 좋은 라이벌관계를 유지하라고 하시는건지 의도야 알 수없지만
샘많고 지기 싫어하는 딸아인 스트레스를 받는 듯싶었다.
형석이는 학급회장이고 경시대회까지 나갈정도로 수학과 과학을 잘한다.
이상하게 울딸은 과학이 약하다. 나는 과학을 전공한 과학2급정교사인데...--;;
다음날,
시험점수를 또 형석이와 딸만 불러주셨다.
형석이는 또 100점 울딸은 98점.
우리 학교 다닐때처럼 문제당 4점 5점이 아니라
문제당 답을 요하는것이 3~4개가 되다보니 한개만 틀리면 -1,-2가 되는것이다.
아쉬워하는 사람은 오히려 반친구들.
얘기를 들어보니 곧 중학교에 들어가 더 심도 있는 공부를 할텐데,
벌써부터 시험에 저렇게 스트레스를 받는 걸 보니 참 안쓰러웠다.
내가 공부를 할땐 학생이니까 당연히 해야하는걸로 알았는데
내가 부모가 되서 아이를 보니 여간 힘들어 보이는것이 아닌가!
\"엄마!~엄마!~\"
숨 넘어가는 딸래미의 전화 목소리..
\"엄마!~ 나 평균 97.75로 1등했어.형석인 96점으로 2등했고!!!\"
\"그래,아주 잘했어..고생했다..저녁때 보자..\"
아침부터 일이 꼬여 심사가 내내 뒤틀려 잔뜩 흐려있던 나는
딸아이의 전화로 인해 활짝 개이고 말았다.
자식이 뭔지,자식때문에 산다는 말이 이런 것인지...
문득 친정부모님이 생각났다.
저녁때 아빠한테 전화 드려봐야 겠다.
나를 보는 우리 아빠도 나처럼 이러셨는지...
갑자기 아빠 웃음소리가 듣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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