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달여 동안 산에 오르니 두루뭉실했던 등판과 허릿살이
온다 간다 신호도 없이 약간의 슬림으로 라인을 잡고 있었다.
나이를 먹으면 나잇살이 있다고 하는데 그래서 인지 허리 싸이즈도
야금야금 늘어나기 시작해서 이러다간 큰일이지 하며 덜컥 겁을 먹고
산에 올랐던 것이다
셋이서 맹새 했다
우린 날로 늘어나는 뱃살과 허릿살 없애기로 동참을 한것이다
비가오나 눈이오나 바람이부나 산행을 꼭 하자고 약속했다
그래서 오늘 비가 부실부실 내리는데도 우비를 입고 산을 향했다
어찌 보면 참 한심할수도 있는데 우린 날로 가늘어지는 허리의
유혹을 뿌리치지 못해 산길을 걷는다
다행인건 예전에 설악산에서 이천원에 구입한 보라색 땡땡이 비닐 우비가
신발장 서랍에 떡하니 버티고 있어 참 다행이었다
비옷입구 산에 오르는 빗속의 세 여인이 자신의 모습은 보지 못하고
남의 모습만 보고 깔깔거린다
참 우습기 짝이 없다
날마다 오르는 길이 질척거리고 나뭇잎이 미끄럽긴하지만 그래도 오를만 했다
날마다 만나는 어르신들은 비가와서 그런지 아무도 산에 오지 않았다
우리가 도착하면 늘 먼저와서 벤취에 앉아서 멀뚱멀뚱 사방을 둘러보던
할아버지의 모습도 보이질 않는다
또 정상인 약수터에 도착했다
다시 간결한 마음으로 정한수 떠 올리고 나두 시원하게 한잔 쭈~~~윽 들이킨다
참 이맛에 산에 오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약수터 한쪽에 오두막에서 한 언니가 커피를 가져왔다고 마시자고 한다
종이컵 3개 커피믹스 3개 그리고 작은 보온병에서 간신히 커피 3잔의 물이 나온다
우리셋이 산에올때 커피마시려고 마련한 맞춤형 보온병이라며 너무 흡족해 한다
비오는날, 그리고 싸늘한날 우비입고 마시는 뜨거운 커피는 대단한것같다
뭐라 형용할수 없는 맛이다
이세상에 없는 맛일수도 있다.
맛도 맛이지만 그 커피향기........
인생에 언제부터인가 아마 청소년기를 끝내고 부터겠지?
커피와 동반한 우리네 인생 , 위염이 생겨서 의사가 먹지말라해도
끊을래야 끊을수 없는 커피.........
맞다 맞아 그맛이다....숭늉??????
왜 오늘은 커피가 숭늉처럼 느껴지는걸까
비오는날 산행도 참 괜찮다
내몸에 살들이 살아지길 기원하며 오늘도 산 길을 재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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