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는 7세 5세 4세의 손녀딸 셋을 두고 있습니다.
아이들과 이야기 하다가 거의 놀라고 또 놀랄때가 있습니다.
엊그제 5세된 외손녀 별이가 기분 나쁜일이 있었는지 트집을 잡고 떼를 씁니다.
금방 제 뜻대로 안해준다고 \"할머니 미워!\" 하며 큰 소리를 지릅니다.
별이가 할머니 미우면 할머니도 별이가 미운데...라고 했더니
\"할머니를 제가 괴롭힐 수 있지만 백번 참고 있는거예요\"
이렇게 말을 합니다.
기가 막히고 어이가 없었습니다.
협박을 할줄 아는겁니다.
방금 할머니에게 떼를 쓴것도 할머니를 괴롭히려는 일환이었던거죠
어린아이가 천사 같다고 하지만 어찌보면 그 속에 무엇이 들어있는지 모를 일이예요
하지만 잠시 생각해 봅니다. 이런 말을 어디서 배웠을까요
스스로 만들어서 하는 말일까요?
부모도 깜짝 놀랩니다 그런말을 쓴 기억이 나질 않는다고 합니다.
지난번 4세된 시현이에게 할아버지가 자기가 원하는 것을 잘 도와주었더니
\"할아버지가 이렇게 잘 해주시는데 내가 어떻게 할아버지를 좋아하지 않을 수가 있겠어요\"
라고 말해서 온 가족이 혀를 두르고 놀란적이 있습니다.
어법이 몇번이고 반전하면서 자기 주장을 강화시키고 있었죠
어떻게 자기 표현을 그리 할 수 있을까요? 언어의 천재라서 그럴까요?
손님들과 회식하는 자리에서 멀리 할머니 할아버지가 함께 앉아 있는데
그 사이에 와서 앉고 싶으니까 \"할머니 할아버지 너무 가까우신것 아니예요?\"
라고 여러사람들 앞에서 제동을 걸더니 할머니 할아버지 사이에 앉아서 밥을 먹는겁니다.
그자리에 있던 모든 사람들이 너무 놀래서 까르르 웃었습니다.
어린 아이들 입에서 깜짝 깜짝 놀랄 말이 쏟아집니다.
일일히 기록해 둘 수도 없고 듣고는 곧 잊어버리곤 하지만
충격으로 남는것은 어린이 언어의 교사는 어른들이라는 것입니다.
어른에게서 배운대로 말을 하게 되어 있습니다.
30년전 제가 생애의 가장 힘겨운 터널을 지나고 있을때
제 딸아이가 소꼽놀이를 하는데 계속\"아이구 지겨워\"를 반복하고 있었습니다.
너무나 충격을 받은 저는 곧 아이에게 사과를 했습니다.
\"그 말을 엄마에게 배워서 사용하고 있는데 아주 나쁜 말이다
엄마가 다시는 안 사용할테니 용서해다오 그리고 너도 사용하지 말아라\"
물론 저도 그 말을 잊어버렸고 제 딸아이의 입에서도 그 말이 사라졌습니다.
그리고는 저희 가정도 지겨운 상황에서 탈출할 수 있었습니다.
그래서 어린아이는 어른들의 아비라고 윌리엄워즈워드는 말했나 봅니다.
언어생활이 중요한것이야 너무 잘 알고 있지만
어린아이들의 이야기를 경청해 보면 우리가 지금 어디쯤 와 있는지 알게 됩니다.
무릇 지킬만한 때에 우리 마음을 지켜서 어린아이들에게 함정에 빠지지 않게 해야합니다.
시한폭탄같은 어린아이들의 입에서 어떤 말이 터져나올지 겁이 나기도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