밥은 잘먹는디 왜 설겆이는 못하는 거여?
이유가 뭐냐고?
낸들아나... 난 한다고 하는데 자기 눈높이만큼 깔끔하게 못한다고 맨날 타박이다.
방걸레질도 나보다 훨씬 잘하면서 맨날 나보고 흉본다.
마누라 잘 못만나가지고 이렇게 요모양 요꼴로 산단다.
밥은 안먹고 살아도 되는 거 없나?
그러면 설겆이도 귀찮은일도 없을 거 아녀? 그치?
네가 귀신이냐? 소리만 팩 지른다.
하도 들어 별로 놀랄 일도 아니다.
우리얘들이야 엄마한테 모두 졌단다.
자기들 빨래는 당연히 엄마가 아니고 자기들.
아주 중독과 더불어 세뇌를 시켜놓았다고 남편은 할 줄 아는게 순 그런거가 전문이냐고 한다.
전문은 아닌디..어찌 같이 살다보니 이렇게 되어부렸네. 잉
얼마전 아이들 데리고 일박 이일로 여행을 가잔다.
가자는데 가야지.
근데 나보고 여행 갈 짐을 준비하란다.
그냥 맨몸으로 가지. 뭔 짐을 싸?
또 그 꼼꼼함이 덤벙범벙 대는 덜렁이 마누라한테 한 방 터진다.
으이구! 말안하고 내가 하는게 빠르지..
주절주절 잘도 챙기고 그러는 거 같더니
나보고 걱정되는듯이 묻는다.
니 거기 가는길 기억은 나나?
날리가 있나..
한 삼세번은 가야 쬐끔 희미한데. 믿는 것은 남편 기억이다.
알면서 그런 건 왜 묻냐고 했더니.
데리고 갈지 말지란다.
아들이 그런다.
아빠가 이해 해주란다.
우리 엄마는 원래 길맹인디.
우리가족이 나 만나서 같이 사는게 용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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