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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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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년의 하얀 미소


BY 올리비아송 2006-10-26

 
\'오늘은 영락없이 지각이겠는걸 ...\'
 
 
 
작은아이가 오늘따라 아침에 늦장을 부린다.
어느덧 내입에서도 빨리빨리란 단어가 작은아이를 향해 붙기 시작했고
전형적인 또하나의 한국사람이 확고히 되어가고 있었다.
어린이집까지 데려다주고 전철역까지 단숨에 달려 큰아이 학교옆 주차장에다 차를 세우고 부리나케 전철을 탔다
 
 
 
전보다 10분정도 늦게 전철을 타는건데 그 시간차로 인해 오늘은 전철이 한산하다
두세정거장 가니 운좋게도 의자 맨구석쟁이에 자리를 발견하고는 엉디를 디밀어 앉았다.  주섬주섬 가방에서 스팬서 존슨의 \'행복\'을 펼쳐들었다.
사람의 맘이란게 참 묘하다.  사실 아침일찍 서둘러 나도 부산하고 아이도 부산스럽게 준비를 하다보면 그리고 아이가 내 맘을 모르고 늦장을 부리면 속이 타기마련이어서 안가고 말까보다...라는 말이 입가에서 맴돌지만
이렇게 전철 한구석에서 책을 펼쳐들고 조용히 책과 일대일 만남을 할수있다는 것으로 위안을 삼으니 행복이란 이런 작은것에서 부터 발견해 나가는 것임을 실감하며 목적지를 향해 달렸다.
 
 
 
 
 
영락없이 지각이다
앞에 서둘러 가는 아줌마도 보아하니 지각인듯 뛰다 걷다를 반복한다.
뒤에 바짝 달라붙어 뛰어오는 사람의 인기척이 느껴졌는데 또한 지각생이다
정문앞에서 지각생 4명과 맞딱뜨린다.
연구실 앞에 당도하니 직원아니고는 문을 열수 없기에
지나가는 사람이 있을때 문을 두드려보았다.
다행이 안으로 들어가려는 남자분이 있어 그 여파로 휩쓸려 들어갔지만 결국
8분 지각을 하고 말았다
처음 테스트할 음식이 테이블에 올려져 있는데
이론.....숨이 턱까지 차서 물이라도 한잔 벌컬벌컥 마시고 시작하려고 하던참인데 그 음식을 보니 과히 숨이 더 막혀온다
찰떡이다...
이거 먹다가 목에 걸리면 큰일이지...
차근차근 숨을 고르고 시식과 함께 테스트를해나갔다.
 
 
 
 
 
어렵사리 끝을내고 집으로 돌아오는 전철...타자마자 자리가 있다.
오늘 왠일이지..아침에 읽던 책을 다시 펼쳐서 읽기 시작했다.
한산하기 그지없으니 책읽기에 안성맞춤이다.
어디쯤왔을까 고개를 들어 보니 집앞 세정거장 전이다.
그때 고요함을 깨는 분주한 손놀림이 책너머로 보인다.
무릎위로 하나둘 내려놓는 하얀종이 ...서서히 내차례가 되어가고 있다
나를 기점으로 다시 그 하얀종이를 수거하는 손이 분주하다.
다시 나에게로 분주한 손놀림이 다가오고있다.
지갑에서 지폐한장을 꺼내들고 하얀종이와 함께 내밀었다.
시선을 어디다 고정시킬까 고민하며 책으로 옮기고 있는데 내앞에서 가질않고 서있는 발끝이 보인다.
순간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니 가방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내더니 내앞에 내민다.
껌 한통이었다.
괜찮다고 손사래를 치니 하얀이를 드러내며 웃으며 고개를 연신 끄덕이며 꼭 받으란다.
그 얼굴에서 떠오른 하얀 미소가 그렇게 아름답게 느껴지기는 처음이었다.
 
 
 
 
 
 
\'저는 3살때...정신지체가....소란을 피워 죄송합니다\'로 끝난 조그만 쪽지에
어떠한 상황에서 그런일을 하고 있는지는 모르지만
다 그렇고 그런 무리속에 한사람이겠지로 치부하는 현실속에서라지만
검고 조그마한 체구속에서 뿜어나오는 하얀미소는 과히 나의 지쳐있는 현실속의 무거운 짐을 반으로 줄여주는 청량제와도 같은 모습이었다.
텅빈 전철안에서 두사람의 행동이 다른사람들에게 비쳐짐이 조금은 쑥스러웠던 난
미리 자리에서 일어나 사람들을 등지고 문앞에 서있었다.
 
 
 
 
내가 내릴 역에 도착하여 뒤를 보니 바로 그 행복한 청년도 뒷문으로 내린다.
행복해지길 바라면서 어떻게해야 행복해질수 있을까 뭐가 행복일까를 찾아 떠난
책속의 여행에서 난 과연 뭘 찾았을까...
스팬서 죤슨은 행복을 여러가지로 정의하며 모든사람들이 행복해지길 바라는 메세지를 전했지만 난 오늘 그 책에서 느껴본 행복의 정의보다
어려운 현실속에서도 지쳐 절망하지 않고 하얀 미소로 나를 바라보았던 그 청년의 미소에서 행복의 단면을 찾아 볼 수 있었다.
 
 
 
 
 
추운겨울에도 어디에선가 환한 미소로 찾아다닐 몸은 힘들고 외소하지만 미소천사 젊은이를 보시면 꼭 한번 미소로 답례를 해보는게 어떨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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