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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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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모 노릇


BY 은하수 2006-10-24

요즈음 내가 참 이상하다...

고향집에 가서 내 피붙이, 살붙이들인 부모 형제를 만나고 돌아와도

사소한 것에서부터 섭섭증이 들어 몇일씩 가고...

그들은 아무렇지두 않은가 몰라도 내게는 중요한 것들이 무시당할 때...

 

예를 들면

동생과 나를 차별하여 대접하고 있다는 생각들...

니 동생은 나한테는 천사여... 걔가 내한테 얼마나 잘하는데...

내 보기에 뭐 별루 잘하는 것두 그렇게 없어 보이는데 그리 잘한단다...

안 볼때 얼만큼 잘 하는가 몰라두...

그래서 어쩌라구??? 따져 묻고 싶다... 하지만 난 입을 열지 않는다...

 

두 동생에게 목걸이 하나씩을 선물하려고 했다...

미국 동생에게 보낼 것을 본 엄마... 갸가 목걸이할 정신이 있냐??

미국 사람들 목걸이 안한다... 이거 너나 해라... 아마 이걸 고른걸 보면

니 취향에 맞나보니 너 해라... 하신다...

맘에 안드는 것 거절하는 방법두 가지가지다... 내가 동생에게 주는 건데

중간에서 이런식으로 차단을 한다...

선물하는 것이 다 내 취향인데 그럼 다 나 줘야 하는것 아닌감???

이제 피곤하다... 입씨름하는 것이...

입씨름하여 전은 이렇고 후는 이렇다는 것을 명료하게 밝힌다 한들

동생이 엄마에게 천사라는 사실에 뭐 달라질게 있겠는가...

내게만 말안통하고 질투낸다는 빨간줄 한줄만 더 그어질  뿐이다...

부모 사랑 시샘하는 것은 있어서도 있을 수도 없는 일인 것이다...

엄마는 전부터 그랬다... 자기 자식이라두 객관적으로 봐서 아닌 것은

끝까지 아닌 거랬다...

뭐가 그리 객관적이고 공평한 잣대를 가지고 있다는 건지...

자기 자신은 냉정하게 바라보지 않고서...

자식은 다 제 눈에 씌어 절대 안떨어지는 콩깍지 아닌가...

 

내가 부모가 되어 보니 더 살갑게 구는 녀석이 분명히 있긴 했다...

하지만 두 녀석 다 어미인 나를 필요로 한다는 점은 똑 같았다...

표현방식이 달라서 그렇지 애정표현은 둘 다 하고 있었다...

한 녀석은 내 눈치를 본다... 귀여움과 애교를 떨고...

어지러운 집안도 엄마의 기분을 맞추어 주고자 고사리손으로 정리를 하고 다닌다...

한 녀석은 귀여움과 애교를 떠는데 익숙치 않지만...

그래두 다가와서 내 흰머리를 자꾸 뽑으려 든다든가(난 질색을 하며 화를 낸다...)

장기나 보드게임을 하자고 아주 집요하고도 귀찮게 조른다든가...(이걸 같이 해주는것이 최대의 애정표현이다...)

먹을 걸 달라고 한다든가...

표현 방법이 다를 뿐이지만 내게는 모두 귀엽게 보인다...

사실 둘째가 더 다루기 좋은 면이 있긴 하지만... 그런 표면적인 외견상의 문제로

아이들을 차별하는 것은 얼마나 옳지 않은 일인지 미리 알고 있기 때문에

그러한 착오는 범하지 않기로 했다...

 

아이가 속을 안 터놓고 겉돌고 있는 것 같이 느껴진다면

그만큼 아이의 짐이 무겁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아이가 속을 마음놓고 터놓을 수 있도록 신뢰할 만한 의지처가 되고 있는지 스스로

자문해 보아야 한다...

아이가 자신만의 세계를 쌓아가고 있는 중이라면

펄쩍 뛰면서 놀라고 실망하거나 아이의 세계를 깨뜨리려고 하지 말고

이를 건전한 발전으로 받아들이고 도와주어야 한다... 왜냐면 엄마와 아이는 하나가

아니고 둘로 살아가야 하기 때문에 아이의 독립을 인정해 주어야 한다...

 

자식이 여러가지로 비교가 될 때가 있겠지만...

자식 앞에서 비교는 독이 될 뿐이다...

있는 그대로 받아들일 자세를 갖추어야 한다...

항상 격려받고 싶은 자식의 마음을 이해하고 격려해 주어야 한다...

잘 하는건 잘한다고 못 하는건 잘하라고 바로잡아주고

바른 길을 보여주고 그 길로 이끌어 주어야 한다...

좌절하여 넘어졌을때는 용기를 불어넣어 주고... 위로해 주고...

잘못했을 때는 따끔한 충고를 아끼지 말아야 하지만...

인격적 모독이나 감정적인 대응은 말아야 한다...

 

적어 놓고 보니 과연 부모 노릇이 어렵긴 어렵나 보다...

하지만 자식과 감정적으로 대립하여 평행선을 긋는 일이 젤루 나쁘다...

 

그냥 있는 그대로 봐 주는 것이 좋을 것이다...

너무 가까이 가지도 말고

너무 멀리 가지도 말고... 내 서있는 그 자리에서...

 

 

***엄마와의 관계가 편치 않다 보니 자꾸 심기가 꼬이고 강팍해집니다...

     모든 대인관계마저 귀찮고 번거롭게 느껴집니다... 피해의식이 들어...

     왠지 꼬여들기만 하는 내 심기를 풀어보려고 나름 애써보는 중이오니

     너그럽게 이해해 주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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