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제물포역 오빠와 내가 사는 집 근처로 그사람이 오기로 약속 한날 오빠는 먼저 내려가
찻집에서 그를 기달렸고 나는 전철역으로 마중하러 나갔다.
내가 좋다는 사람을 오빠도 긍정적으로 밀어 줄건 확실했지만 그래도 혹시 그사람을
만나 보고나서 못마땅해 하면 어떻하나 하는 걱정이 솔찍히 들었다. 만약 그렇다면
그가 기분나빠 하지 않겠는가.
오빠가 있는 찻집으로 가면서 그에게 오빠에 대한 성격을 대충 말하고 혹시 오빠가 주량을
물어오면 \'잘은 못하고 소주 몇잔정도\'라고만 하라고도 일러주었다....
원래 술 많이 하지 않는다는 걸로 동보다방에서 선 보던날 이사람 누나들에게 들은터라
그런줄로 알고는 있었지만 오빠에게 이사람을 좀이라도 더 돋보이게 하고 싶어서였다..
우리가 찻 집에 들어서니 오빠가 기달리고 있었다는듯이 보던 신문을 얼른 내려 놓으며
일어서서 환하게 웃는얼굴로 \"아휴 이렇게 만나서 반갑습니다\" 라고 인사하며
친절하고 정중하게 허릴 굽혀가며 그와 악수를 한다.
그이 보다 세살이나 아래임에도 손 윗사람으로서의 어른스러운 제스추어를 취하는 오빠가
든든하면서도 멋있어 보였다.
아마도 어릴때 집에 찾아오신 손님들께 친절하고도 인품있는 말씨로 맞이하시는
어머니를 보면서 자란 원인이 알게모르게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나는 두사람 옆에서 쥐 죽은듯이 다소곳이 안자있고 오빠는 착석하자마자 윗 셔츠 주머니에서
담배곽을 꺼내더니 태우시지요? 하며 그에게 담배 한까치를 빼 권한다.
다소 굳어있는 그를 배려해 남자들끼리의 소탈하고 부드러운 대화의 분위기로 이끌어
보려는 의도임을 안다.
오빠는 군생활은 어디서 했고 병장으로 제대 했으며 이곳 제물포에서 동생과 함께 생활하며
현재 택시운전을 하고 있다고 자신을 먼저 차분하게 소개했다.
남자들은 만나면 다 군대이야기로 시작이 되지 않던가.
잔뜩 굳어있던 그는 군대 이야기가 나오자 금새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착석한지 5분도 안되서
벌써 두사람의 대화는 자연스러워 졌다.
차츰 이야기가 진행 되가면서 사회 이야기 정치이야기까지 가더니 그사람이 현재 하고 있는
일과 직장에 관한 비젼 등 일반적인 대화가 몇마디 오가더니 오빠는 이제 일 하러 나갈
시간이 되었다면서 일어나 나갔다.
오빠가 나가고 난 뒤에 그사람에게
\"어때요? 우리오빠 분위기가 탈랜트 박상원같죠..이덕화 하고 박상원이 합쳐논거 같아..\"
하니
\".......응\"
그사람도 긍정하는듯 했다. 지금에와 생각하니 속으론 오빠가 자길 어떻게
생각하느냐가 관껀 이었으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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