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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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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전 증후군?


BY 달맞이 2006-09-28

추석이 며칠 남지 않았네요.

조금씩 커져 가는 달을 보면서 바쁜 하루 하루가 얼마나 감사 한지요.

 

올해 추석은 유난히 허전합니다.

친정으로 달랑 삼남매

부모님 두분다 돌아 가신지 20년이 지났네요.

밑으로 하나 있는 남동생 5월에 미국으로  장기 파견근무 나가고

며칠전 올케가 어린 조카 아이들 데리고 들어갔습니다.

 

무덥던 8월 마지막 주

남편은 3개월 파견 근무로 베트남으로 갔답니다.

많지도 않은 가족들이 전국적 아니 세계적으로 흩어져 버렸네요.

이만하면 국제적인 가족 아닌가요?

 

오늘 오후 잔업 근무로 한참 바쁜 와중에

시어머니 전화 왔습니다.

다가오는 일요일 시 할머니 성묘 가는데 토요일날 올수 있냐구요

그래서 토요일 근무라서 힘들다고 햇더니

아들 놈 보내라내요

그애도 바빠서 어떨지 모르겠다고 햇더니

애들 큰아빠가 머라고 하신다고 그러네요,

 

사실 다가오는 일요일엔 친정에 다녀 올려고 마음먹고 있었습니다.

조카 녀석이10월에 군대를 간답니다.

추석엔 어차피 갈수 없으니 미리 다녀올려고 마음 먹고 있었습니다,

부모님 산소도 오랫만에 성묘도 하구요.

혼자 고향에 남아 있는 오빠네도 쓸쓸한 추석이 되겠다 싶어

여러가지로 마음이 쓰이고 있던 참입니다.

 

전화를 끊고 은근히 화가 났습니다.

추석 며칠전엔 꼭 시할머니 성묘가고 추석에 시댁에 가고

추석날 새벽부터 조상님네 제사 지내고 문중 산이 있는 의성으로 가서

성묘하는게 우리 추석일정이었습니다.

그나마 고마운건 의성에서 내려오다 친정에 들릴수 있다는 겁니다,

 

고향에 가지 않는해에는 추석이고 설날이고 친정은 국물도 없습니다.

혼자서 중얼 거렸습니다.

\' 시댁 조상만 조상이고 나는 조상없냐?

한해쯤 빠질수도 있지 그걸가지고 머라고 해야 하나?\'

한번도 빠진적 없었습니다.

 더군다나 제가 길을 잘 몰라 운전해서 찾아 가기도 겁이 나는 길입니다.

 

다른 주부들은 명절 음식 때문에 가족들 뒷바라지 때문에 힘들어 하시죠?

전  해마다  친정에 가자고 할수 있나 없나 눈치 보느라 그게 더 힘듭니다.

음식이야 하루 쯤 죽었다 치고 하면 되는 거잖아요?

저희 시댁에 제사밥 아홉 그릇입니다.

장난 아니죠

저희 형님 (큰며느리) 가게 한다고 음식에 손도 못댑니다.

시어머니랑 저랑 다 합니다.

시누이가 와서 거들어 가고 자기네 성묘 음식 챙겨 갑니다.

 

그냥 올해는 나쁜 며느리 해 버릴까요?

신랑도 없는데 말입니다.

ㅎㅎ

뒷골 땡겨서 그짓도 아무나 하는건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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