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마 전 서울대가 개교 60주년을 맞아
일명 \'60만원전(展)\'을 개최한다는 보도가 있었다.
내용의 골자는 시가 수 백만원에 이르는
유명작가의 작품도 서울대 개교 60주년을 맞아
개최되는 이 곳 \'60만원전(展)\'에만 가면
\'고작\' 60만원으로서 평소 흠모하던 작품을 구입할 수 있다는 것이란다.
서울대 미대는 오늘 10월 12일부터 22일까지
서울대 박물관에서 열리는 <60주년 기념전>에 전시되는
서울대 동문들의 미술 작품 판매가격을
개교 60주년을 축하하는 뜻에서
모두 60만원으로 통일했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국내 미술 전시회에서 작품 가격을 통일한 경우는
처음이라고 하여 세인들, 특히나 미술품 애호가들의
관심이 더욱 지대했음은 물론이다.
그같이 서울대 미대 60주년 기념전이 시작되는
10월 12일은 마침 우리 부부의 은혼식 기념일이고
동가홍상으로서 딸이 서울대 재학생이기에
진작부터 서울대를 방문하고자 했었기에
필자의 관심도 적지 않았다.
헌데 최근의 뉴스에서 그같은 서울대 미대의
\'60만원전(展)\'의 관계자들이 고민에 빠졌다는 보도를 보았다.
그건 바로 이 전시회에서 수 백만원짜리 작품도
겨우 60만원씩에 팔기로 한 까닭으로 말미암아
그 파격성 때문에 자칫 미술품 거래상도 모자라
이른바 투기꾼들도 몰려와 작품들을 싹쓸이해
갈 수 있다는 우려가 없지 않은 때문이란다.
맞는 말이다 싶어 금세 고개가 끄덕여지면서
미술품까지도 투기의 대상으로 보고 있는
한심하고도 엄연한 현상을 개탄하지 않을 수 없는
우리의 현실이 안타깝기 그지없었다.
필자로서야 물론 서울에 갈 차비조차도
빠듯하기에 미술품의 구입 또한
연목구어이긴 하지만 말이다.
미국 뉴욕에 위치한 뉴욕현대미술관(일명 모마)은
지난 1929년에 설립되었는데 12만점이 넘는
방대한 소장품을 갖추고 있기에
세계인의 부러움을 한 몸에 받고 있다.
헌데 그같이 엄청난 규모의 현존(現存)의 기초는
대체 어디에서 기인했던 것일까?
그건 바로 애비 록펠러와 메리 퀸 설리반,
그리고 릴리 블시스 외에도 수많은 부자들의
기부와 아낌없는 지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일전 워렌 버핏이 무려 3백 70억달러나 되는 거금을
빌 게이츠 재단에 기부하겠다고 밝혀
에고이즘이 여전한 국내의 부자들에게도 경종을 울린 바 있었다.
뉴욕의 \'모마\'는 숱한 기부자들이 이뤄낸
산물의 자랑이자 긍지이다.
그러한 자랑스러움이 하지만 우리나라엔 없음이 심히 부끄럽다.
서울대 미대의 \'60만원전(展)\' 뉴스를 접하면서 소장하고 있던
미술품까지 기부하여 만인이 보고 즐기도록 하는
문화적 토양이 너무도 척박한 우리의 현실이
새삼스레 오버랩 되어 마음이 무거웠다.
기부는 행복의 공유방식임을 모르는 부자들이
너무도 많은 우리의 주변이 심히 안타깝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