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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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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과...흰머리에 얽힌...<1>


BY 산,나리 2006-09-17

 

가을하늘은 파랬다.


오랜만에 올려다 본 하늘은 변함없이 가을을 몰고 오고 있었다.


이주전.. 주말 관악산에 올라 한적하게 마지막 가는 여름과 저기서 오고 있는

가을을 보고 머리를 맑게 했다.


어설픈 계절 때문인가 확실히 사람이 별루 없었다.

옆지기는 왜 이리 사람이 없냐고 연신 서운한 기색을 하며 아쉬워 한다.

‘한적하고 좋기만 하구만....’


소나무 아래서 약간의 간식들과 막걸리 한잔으로 허기를 떼우고 옆지기는

“좋은 작품 찍으라구..” 하고는

살랑 거리는 초가을 바람을 안고 단잠을 청하였다.


‘흠~~..’


*


지난주.. 개나리회 모임에 나가 맛난 음식을 먹고 음식점을 나와 길에서

집으로 직행 할 사람과 노래방에 들렸다 갈 사람을 구분하고 있는 틈새에

친구가 나의 횐머리 두 개를 발견하고 길에 선채로 단숨에 뽑아 준일이 있었지

.


다음날 일요일.. 난 침대에서 머리를 손으로 괴고 딩굴딩굴 간만에 한가하게

드라마 재방송을 보고 있었다.

갑자기 옆지기의 큰 목소리..

“이 아줌마 이제 흰머리도 나네..???” 한다.


벌떡 일어난 나는 화장대 거울앞으로 가 좀전에 옆지기가 쏘아 본 정수리쪽 머리를

안경을 쓰고 머리를 뒤적여 5cm정도의 흰머리 카락 하나와 또 긴 흰머리 하나를

찾아 내었다.


‘어제 친구 경남이가 뽑아준 그곳인데...또 있었네..’


그 사이 젭싸게 침대위로 올라 가 자리를 차지 한 옆지기에게 머리를 디밀었다.

“아~~..몰라~~...” 하더니만 그래도 뽑아준다.

그리고 침대는 뺐겼다.


‘얍쌉하게.........으으~~’

.

.


저녁을 재수생 녀석이 돼지갈비가 먹고 싶다고 해 식당으로 두 부자를 먼저 보내고

난 뒤 늦게 출발 해 갔다.


벌써 어느 정도 먹어 치우고 녀석은 냉면을 먹고 있고 아빠는 게걸스레 먹는 아들을

바라보며 쇠주잔을 기울리고 있었다.

고기와 냉면을 바로 같이 시켜 녀석이 가르쳐 준대로 고기 한번 냉면 한번

그런식으로 맛나게 먹고 있는데...


“와~~ 너네 엄마 이제 흰머리 엄청 만치~~어엉!” 하며

옆지기는 건너편에서 아까 하나 뽑아준 내머리 그쪽을 또 쏘아 보며

아들에게 동조를 구한다.


녀석은 나를 힐끗 한번 쳐다 보더니만

머리를 만지작 거리고 있는 나를 보며

“그래도 엄마, 아빠는 나이에 비해 흰머리 없는 편이에요..너무 많은걸 바라지 마세요..”

한다.


집에 돌아 온 난..


‘드디어  흰머리가 이리 순식간에 나는구나...’ 하는 씁쓸한 생각을 하며

살며시 아들의 방으로 들어가서는

“엄마가 눈도 나쁘고 또 보이기 어려운데(친구가 뽑아준데..)가 집중 흰머리가

나나 봐... 엄마 염색해야 되겠니?...“하며

책상앞에 앉아 있는 녀석에게 내머리를 디밀었다.


뒤로 엉거주춤 물러나는 녀석이

“아~으~..엄마~~아까 아빠가 눈을 꿈쩍꿈쩍 하시며 말하시길래..

그렇게 한번 말했을뿐예여어~~..없어요~ 없어!...ㅍ ㅎ ㅎㅎㅎㅎ ...“


‘무~워..어!! 아~니....모 라구우~???’


‘날 놀룟써~??~ 두고 보자~ㅇ ..’

 

.

.

.

.

.

 

(2편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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