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arget=_blank>직장에서 바쁜 업무 처리를 하는 기간이 정해져 있어 주오일제 회사지만 한달에 한번
토요 근무가 있는데 바로 어제 근무가 있는 주말이었다.
주말 토요근무는 부담이지만 퇴근 후
행복한 스케줄이 나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오후 4시까지의 시간이 빠르게 흘러갔다.
\"피아노와 이빨\"
\"피아노와 이빨이 만난 52일 간의 콘서트\"
팜플렛 표지에 하이얀 셔츠를 입고 긴 나무 벤치에 비스듬 앉아 손 깍지를 끼고 어깨
찰랑이게 닿은 반 가르마의 헤어 스타일에 환한 미소를 짓고 있는 연주자 윤효간님!
어찌보면 이십대? 다시보면 삼십대?
나이 가늠이 어려웠다.
1인 10역의 아티스트 때론 미술관에서 피아노 콘서트를 열고 때론 10인조 밴드를 이끄는
록커도 되고 어쩌다 70인조 심포니 오케스트라 앞에서 아코디언도 연주한단다.
동요 연주 앨범(풍금이 흐르는 교실)을 만들어 세계 음반 박람회에 다녀오기도 했다는데
공연중 본인 소개를 듣고보니 60년대로 사십 중반이란다.
좋은 소리만 귀로 담아 온 예술가라 그런가?
압구정에 자리한 공연장은 소극장 규모였고 1,2층으로 나뉘어져 있었는데
관람객 연령층도 다양했다.
젊은 남녀 커플들이 제일 많았고 동창으로 보이는 아줌마들, 직장 동료들,
친구들 ,공연이 피아노 콘서트여서 그런가 아이들과 동행한 엄마들도
눈에 들어왔다.
공연이 공연이니 만큼 티켓값이 영화 관람료 수준의 몇배였기에
선듯 내 지갑열어 걸음하기는 쉽지 않았을 터인데 마침 어머니 없이
아버지와 동생 그렇게 셋이 착하게 사는 직장 후배가 너무 이뻐보여
내글이 실린 책을 건네었더니 생각지도 않게 그 답례의 선물로
공연 티켓 두장을 받게 된것이었다.
주말 오후 게다가 스산한 계절의 시작 가을!!!
공연도 관람하고 관람 후에는 압구정 거리를 걸으며 맛있게 늦은 저녁이라도
함께하면서 행복나누기할 누군가를 찾는데
퇴근 무렵 전 직장 후배에게서 연락이 왔다.
감기가 여러날 계속되어 골골하고 있는데 퇴근 후 뜨근한 갈비탕 데이트가
어떠시냐고 묻는다
마침 개강을 하여 아들아이는 야밤에나 귀가를 하니 매번 나 혼자 귀찮아 간단하게
간식거리로 저녁을 대충 떼우고 있었는데 잘 되었네~~
후배와 만나 뚝베기에 가득 담긴 갈비탕을 먹으면서 피아노 콘서트 티켓있는데
다음 주말에 시간 어떠니?
후배는 전공은 안했어도 평소 취미로 피아노를 쳐왔었기에 너무도 좋아라 한다.
그래 저래 사전 약속을 하였고 연주회 당일이 돌아 왔는데
아휴~~ 이게 무슨일이람~
돌발 상황이 발생하였다.
함께 가기로한 후배네 회사는 주말 근무가 없어 느슨하게 볼일 보고 시간이 남아
머리 퍼머를 시작했는데 그만 퍼머가 4시간 이상 지체되어 공연시간을
맞출 수 없게 된것이다.
약속 시간 30분이 지나 가는데도 연락이 없어 휴대폰을 했더니 아직도 퍼머는
풀지도 못하고 있다면서 동동거린다.
선약이 이미 되어 있는 상황에서 퍼머를 시작한 후배가 황당하기도 하고...
나원참~됬다 됬어~~ 나도 안갈란다~~
그렇게 화가나 일방적으로 폰을 끊어 버렸는데 가만 생각하니 어렵사리 구했을
티켓을 선물한 후배에게 좀 전까지만 해도 오늘 잘 다녀와 이야기해준다
했는데~
아휴~~ 어쩌면 좋아~
잠시 지하철 역에서 망설이고 있다가 그래 혼자라도 출발하자
지하철 3호선~
압구정역 그다음 4번 출구~~
30분전에 도착한 공연장!
공연은 아직 몇십분 있어야 하고 이제 혼자 뭘하지?
그때 마침 바로 앞에 24시간 편의점이 눈에 들어온다.
냉장고에서 냉녹차 한캔을 집어 파라솔 밑에 앚아 마시는데 그제야
허둥거림에서 좀 진정이 된다.
지난 시절 애들 아빠와 세종 문화 회관에서 거창한(?) 신년 클래식
음악회에 초대를 받아 다녀온적이 있었다.
그때 대 공연장에서 접했던 귀가 쩌렁 쩌렁했던 오케스트라의 연주
웅장하기는 했으나 솔직하게 이해가 어려웠고 지휘자였던 금난새님의
연주 중간 중간 자상한 설명도 있었지만 감동으로 다가 오기에는
거리감이 느껴졌었다.
그런데 이번 공연은 우리들의 귀에 익숙한 동요와 가요,자작곡, 영화 주제곡,
아울러 베토벤을 연주하더라고 자신만의 독특한 연주법으로 또 하나의 베토벤을
들려준다는데
콘서트의 주제처럼 \"피아나와 이빨\" 정감있는 이야기가 있어 지루하지 않을것 같고~
드디어 공연 시간이 되어 자리를 찾아 앉았다.
옆자리는 비어둔 채로...
연주가 이어지고 조분 조분한 윤효간님의 이야기가 웃음을 자아네고
혼자라도 오기를 너무 잘했구나~
동요 오빠 생각을 연주할때는 관객과 연주자가 모두 하나가 되어
우리 오빠 말~타고 서울 ~가~시면~
비단 구두 사가지고 오~신~다더니~
무대에 올려진 대형 화판에 각양 각색의 페인트로 장갑낀 두손이 붓이 되어
피아노 연주에 맞춰 그림을 그리는 화가와 게스트로 초대 되어진
특별 손님 아나운서 \"김동건\"님 15분간의 정해진 인터뷰~
정해진 15분의 시간이 넘어가도 결코 지루하지 않았다.
특히 김동건님은 나의 30년전 여고시절 KBS에 그당시 인기 프로그램이었던
\" 우리들 세계\"에 출연하게 된 인연으로 곁에서 리허설과 본 방송 녹화때
두어번 가까이에서 뵐 수 있었는데 강산이 세번이나 변한 지금에서도
많은 변함 없이 건강해 보이셔서 참 좋아보였다.
곤단한 삶에 풋풋한 연주로 또한 이야기로 이어진 윤효간님의 피아노 콘서트!
이가을 행복 가득한 주말의 선물이었다
또한 갑작스레 하나 남은 티켓의 사연을 전하였더니 내 옆자리 허전함이
염려되어 먼길 마다않고 막히는 주말 오후 도로 이리 저리 비집고 달려와준
누군가가 있어 너무도 감사하고 행복했다.
흑백의 사선 실크 넥타이가 참 멋진 누군가로 인하여...
아무튼 생각지도 않았던 주말 데이트 좋았습니다요~~
PS--- 늦은 밤 후배에게서 너무나 미안하다고 뭐라 할말이 없다고 퍼머도
엉망으로 나오고 아무튼 속상해 죽겠다고 사과에 사과를 전하더군요 하지만
동생아 나름대로 행복했단다 ㅎㅎㅎ 너 퍼머 늦게 나온거 다행이야~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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