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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의 엄마 직업은 다방이요


BY 영영 2006-09-14


하늘 무서운 줄 모르고 나날이 치솟던 부동산경기가 제 5공화국 출범 이 후 
서서히 막을 내리던, 때는 바햐흐로 너도나도 집을 사고 팔던 시절,,

우리도 남들 따라서 셋방살이나 면해야겠단 맘으로 서민층이 모여산다 하는
광명시 모 주택단지에다 융자 이빠이 끼고 연립주택을 하나 분양받아
들어가 살기도 했다가 세도 놓았다 하던 집이 복덕방에 매물로 내어 놓은지 
한참 만에 별안간에 팔리게 되었다.

생각치도 않았다가 집이 막상 팔리자 여기저기 집을 알아보다가 급하게
전세를 하나 얻어 들어가게 된 곳이 막 입주가 시작된 목동아파트 7단지였다. 

새 집으로 이사를 가자마자 딸 아이는 아파트 단지 건너편에 있는 초등학교에 
입학하게 되고 그때 막 우리 가족은 지방에서 몇년간 살다 올라 온지 얼마 안된터라 
나는 임시로 잠깐 동안만이라도 할 수 있는 시간제 일자리를 찾게 되었다.

애들 양육에 지장 안 받고 살림과 병행 할 수 있는 마땅한 일이 뭐 없을까 
이리저리 둘러 보던 중 
모 일간지의 아랫면 직업광고란에「주부사원모집 오전 오후시간제, 시청앞 프레스쎈타」
라고 나와 있는 광고가 선명하니 눈에 띄였다.

전화로 문의를 하고 안내자가 언제 어디로 몇시까지 면접을 보러 오라는 대로 
찾아갔더니
장소는 서울시청앞 프레스쎈타빌딩 내 지하에 있는 레스토랑이었다. 

이런데서 왜 주부사원을 뽑는 광고를 내었나 싶은 약간의 의구심을 품고 
안내자가 일러주는대로 한쪽 구석에 있는 룸으로 가니 
나와 비슷비슷한 연령대의 여성들이 이 삼십여명은 남짓하게 
안자서들 대기하고 있었다.

종업원이 갔다 준 차를 마시며 면담 시간을 기다리고 있으니 정시가 딱 되서
묵직하고 멋스럽게 생긴 여사장이 들어왔다.

여사장은 모여앉즌 면담자들에게 볼펜하고 이력서양식을 한장씩 노나 주면서 
쓰라 하고, 브리핑 하듯 그곳에서의 우리가 해야 할일과 급료 등등 이런저런 사항들을
차분하면서도 노련하게 설명하였다.

거기서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는것은 레스토랑의 손님들에게 음료 주문을 받고 
식사를 날라다 주는 일이라고 하면서 거기에 오는 손님들은 대부분이
연예인들 아니면 신문사 기자들이라고 했다.

거기에다 전에 미쓰들을 채용해 본 결과 출근과 성실면에서 그래도 주부사원이
헐씬 났더라는 이런데서 왜 주부사원을 뽑는가 하는 궁금증에 대한
설명까지 덧붙였다.

사장은 설명을 다 끝내더니 이력에서에 오전이든 오후이든 자기가 원하는 타임을 적어놓고 
돌아가 있으면
자기가 보고 심사해서 필요한 인원만큼 개별 연락을 해 주겠다고 해서
나는 아침에 아이 학교에 보내고 학교에서 돌아 온 걸 확인한 후에 
일을 나오는게 좋을것같아서 원하는 시간-오후타임으로 기재해 놓고 왔다.

이틀후에 출근하라는 연락을 받고 그때부터 레스토랑에서 녹색의 앞치말 
두르고 아줌마종업원으로서의 새 아르바이트가 시작이 되었다.

사장이 이야기 한대로 그곳에 오는 손님중 대부분이 신문사 기자 아니면 
연예인들이 대부분이었다.

왜 그런가 했더니 레스트랑 건물이 스포츠서울. TV연예 가이드가 있는
서울 신문사 빌딩이었기 때문이었다.
조용필, 전인화,원미경,안성기,최수종등, 그당시 티비에서 가장 잘나간다 
하는 탈랜트나 영화배우 또는 인기 개그맨들이 종종 많이 찾아왔다.

연예인들은 스포츠 서울 기자들과의 미팅 약속을 주로 그 커피숍을 이용하는거같았다.

그때에 스포츠서울 신문 상단 한면에 대문짝 만하게 연예인의 성공 수기 글
을 시리즈로 연재하는난이 있었다.오래되서 제목은 까먹었지만,

그 난에 등장하는 연예인들은 주로 레스토랑의 예약룸에서 기자와 마주 안자서 
차 마셔 가면서  담배를 피워 가면서 배고프면 음식까지 주문해 먹어가면서
몇시간을  쉬지 않고 이야길 하고 
기자는 주인공의 얼글을 한번씩 쳐다 봤다가 고개를 끄떡끄떡 해 가면서
질문도 해 가면서 아 네네 하면서 다이어리 노트에 받아 적고 적고 하는 식이었다.

오늘 쓰려던 주제는 연예인이 아닌데 잠깐 이야기가 그쪽으로 흘렀다. 


어느날 학교에서 돌아온 딸아이가 
오늘 학교에서 선생님이 어머니께서 직장에 다니시는 학생은
모두 손들어 보라 해서 저도 들었단다.

선생님은 손 든 아이들에게 일일이 너의 어머니는 어떤일을 하시냐고 
물었다고.. 
아마도 학생기록부의 부모의 직업란에 들어 갈 내용을 묻는거였던가보다.

그래서 너는 뭐라고 했는데 하고 무심코 물었는데
딸 아이의 대답을 듣는 순간 나는 그자리서 기암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

아이가 하는말이, 선생님이 정 션, 어머니는 어떤 일을 하시니? 라고
물으셔서  딸 아이는 자신있게 
\"우리 엄만 다방에 다니시는데요?\" 라고 대답했단다.

하필이면 그즈음에 신문이고 테레비고  틀었다 하면 온통 티켓다방 뉴스가 
세상을 지져분하게 들 끓던 때였다.

그런데 딸아인 손을 번쩍 들고 저의 엄만 다방에 다니신다고 용감하게 
말했을것이다. 아이의 순진한 성격으로 보아서..

나는 너무도 황당하고 어이가 없어서
정말? 정말 엄마가 다방에 다닌다고 그랬다고? 너 엄마가 다방에 다닌다고 어디서 들었는데?
하니 
딸아이 하는 말이 \" 할머니가 느이 애민 다방 다닌다고 맨날 그러셨는데?,,,\" 
라고 하는것이다.
이런,,,

어이가 없었지만 어찌하랴.. 이미 업지러진 물을,
그렇다고 학교로 찾아가서 선생님 저 다방에 안다녀요 라고 변명 할 수도 없는노릇.

범인은 답답하고 순진한 남편이 뻔한거였다.

저녁에 남편이 왔걸래 데체 어머니 앞에서 무어라고 했는데
애미 다방에 다닌다는 말이 나왔냐고 물으니
어머니가 애미 일하는 데가 어디냐고 하두 물으셔셔 솔찍하게 있는 그대로
레스토랑에 다닌다고 했다는것이다.
차라리 한국말로 음식점에 다닌다고나 할것이지,,

그래 레스토랑이 뭐냐고 하셔서 사람들 차도 마시고 먹을것 파는데라고
했는데 어머닌 다방이라고 단정 지어서는 손주들에게
네 애민 다방에 다닌다 라고 노래를 하셨던것이다. 아이들이 묻지도 않는 말을,

나는 어머니의 성격과, 완전한 이해와, 의사전달이 불가능하다는것을
짐작하기에 

반드시 뒤 따르는 후유증을 고려해서 그냥 임시로 가개 일 보는거라고
그렇게도 자상하게 미리 설명 드렸건만..

그러고도 모든게 궁금하신 어머닌
며느리에게 먼저 설명을 들으시고도 
아들앞에선 시누이나 남들 앞에선 못 들으신 척, 뒤로 애미가 뭘 하는질 
통 모르겄다는 식으로 뉘앙스를 풍기고
아들에겐 일거일동을 다시 캐 묻고묻고..물으시고

선무당이 사람잡는다 했는가..
지금까지 딸아이의 초등학교 1학년때의 엄마 직업란에는
\'다방\' 이라고 적혀 있을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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