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이 다르면
이 우울한 마음이라도 위로가 될까
울 엄니
한번 술을 입에 대시면 하루 걸러 하셔서
한달 내내 이러시는 통에
옆에 식구들도 짜증의 차원을 넘어선다
부산 외갓집에 사는 딸 내미에게 전화를 하니까
직장 다녀온 막내동생이 진공 청소기로 청소를 하니
울 엄니
취한 김에 큰 소리로
\"전기세 마니 들어가는데 청소기는 왜 돌리노\"
막내동생은
\"전기세는 내가 내는데 걱정 마슈\"
하고 화난 목소리가 저렁 저렁 울린다
약주를 안하시면 집 안이 명경 알 같은데
이건 집 안이 제대로 되어 있지를 않기 때문에
죙일 밖에서 스트레스 받고 돌아와서
쉬려는데 쉬지도 못하고 그러고 있는 동생과 딸내미를
눈에 보지 않아도 속이 동시에 같이 터져 나가는 느낌이리라
이것을 우환이라고 해야 하나
어머니
약주는 드시고 즐기는 것이지
몸도 마음도 모두에게 시달림을 주는 것이
아닌데요
70년 막내 여동생을 낳고 부터 아직도
저러시니 37년 아닌가
한번은 이런 일도 있었다
82년 시집에서 추석을 지내고 친정으로 애들을 데리고
인사를 하러 오니 어머니께서 없으셨다
어찌된 영문인가 했더니 병원에 입원을 시켰다고 하였다
대남병원
\'앗 그곳은 정신....\'
추석이라고
어제
외숙모 한테 인사 온 사촌 올케가
알콜 중독자 진단을 내려서
자기 오빠가 그 곳 의사라고
약주 드신 어머니를
그런 곳에다 입원 시켰다고 하니
억장이 무너져 내렸다
앉을 사이도 없이 차를 몰고
병원으로 달려 갔다
\"울 어머니 내 보내 주이소\"
하니까 원무과에서는
\"마음대로 내 보내 드릴 수가 없읍니다\"
하는 것이 아닌 가
담당 의사를 불렀다
휴일인 기간이라 병원에도 없었다
올케한테 전화를 하였다
\"당신 어머니라면 이런 곳에 모시겠느냐 당장 퇴원 조치 해주세요\"
목소리가 한껏 고조 되었다
어찌나 흥분이 가라 앉지 않든지 감정 조절이 되지 않았다
1시간 정도 걸린 후에야 나오신 어머니는
눈빛이 무서울 정도로 원망하는 얼굴로 초췌 해져서
내가 그렇게 한 것처럼 눈을 흘기시는 것이었다
눈물 밖에 나오지 않았다
약주 하셨다고 정신 병원이라니...
외사촌 올케도 너무 철이 없는 사람 아닌가
\"엄마 저는 어머니를 모시러 온 거예요 오늘 시골에서
돌아오자 마자 이리 왔답니다 \"
볼멘 소리를 하면서 기운이 다 소진 하신 엄니를 부축하여
내차 뒷자리에 모시고
부웅하고 집으로 달려 왔다
샤워를 시켜드려서 쉬시게 하고
아버지 께도 왜 그러셨냐고 하였더니
어제 아버지께도 엉뚱한 소리를
하시는 어머니를 보다 못한
올케가 알콜 중독자로 잘못 알고 자기 오빠가 있는
정신 병원에다 전화를 해서 밤에 앰블랜스로 강제로 모셔 갔다고 하셨다
아버지께서도 그냥 일반 병원 인 줄 아셨다고 하셨다
그리고 다음 날
어머니께서는
\"야야 윤실아 그 병원 앞 대기실에는 으리으리 하게 쇼파랑 해 두어서
병원 한번 좋다라고 생각하고 안으로 들어 갔더니 나를 쇠창살이 있는
방 안에다 밀어 넣고
침대에다 사지를 묶고는
볼 일을 보려고 얘기를 하니까
밖에 서있는 남자가 \"그냥 옷에다 x해\" 그러더라
그러구 내보내 달라고 얼마나 소리를 질러 대었는지
목도 이리 다 가버렸네\"
목이 잠기신 어머니께서 하소연을 하셨다
어마나 놀래셨을까
\"큰 애 네가 빨리 와서 다행이다\"
가슴을 쓸어 내리시는 것일까
이러 시고도 또 약주를 하실까
그리고 외갓집에 안가시는 세월이 많이도 흘렀지만
아직도 외사촌 올케 하고 대면도 하지 않으신다
그런 저런 세월을
동생들에게
우리 애들에게
그리고 이젠 증손녀에게 까지
보였다가 맑아 지셨다가~~~~
오늘도 한달 째 저러시니
이제 지치셔서 맑게 개일 날도 되었는데....
어머니 그렇게 마음이 약하셔서 어찌 하오리까
저리 약한 모습 보이시니
이제 제발 고정 하옵소서
어머니 당신을 어이 모셔야 될른지요
맑게 개인 마음을 어서 찾으시옵소서
깔끔한 어머니로 짠 하고 변신 하여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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