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8일
아침에 눈뜨니 민박집 고즈넉하다.
전날밤 민박집 아주머니 \" 아침에 보길도 갈꺼유?\" 하더니 모두 보길도로 갔나보다.
난 전날 넘 늦게 도착해서 도저히 애들을 6 :30분 배에 태울 자신이 없어서
안간다고 했더니~~~~
보길도는 고산 윤선도가 말년 유배 생활을 한곳으로
녹우당이 있고,곳곳에 그의 유적이 있다한다.
그리고 해수욕장이 몽돌이라고 <강추>하지만 난 망설였다.
거기에 들어갔다 나오면 하루를 그냥 소비하는데 강원도까진 언제 올라간단 말이냐?
보길도를 포기하고 땅끝전망대에 올라 남해의 다도해를 감상.
해가 떳으나 바다쪽엔 운무가 끼어 제주도가 보인단말이 거짓말이냥 느껴진다만~~~~
나의 넉살로 대전에서 온 가족에게 사진 한장 박았다.
우린 카메라도 안가지고 휴가를 떠났던 것이다.
주소를 남기고 그 사진이 잘 도착하길 바라는 것으로 휴가의 남김은 끝이다.
해장국으로 아침을 하고 ,지난밤의 욕심처럼 남해에 몸을 담그는 것은 포기 한채
※한가지 중요한것:보길도를 가기 위해선 꼭 새벽에 배를 타야 한다.
밤에 방파제에 나갔을 땐 차량까지 싣는 배가 10척도 넘었는데
아침 9시경에 배를 타려고 방파제에 가니 차량 행렬이 이어졌고
언제 그 줄이 줄까 싶어 전망대에 올라 갔던 것인데
전망대에서 바라본 방파제엔 배가 한 척도 없다.
그리고 간조 시간이라 배가 언제 들어 올지 기약이 없다.
줄지어 있는 차들이 불쌍했다.다행히 난 입장권을 끈지 않아서 차를 돌렸지만
내 앞의 차들은 조수석에서 내려서 입장권부터 끊었는데~~~
땅끝의 환상 한가지
짐을 내리고 늦은밤 방파제 등대에 갔다가 돌아 오는데
지금 산이름은 생각이 나지 않는다만 꼭대기의 전망대에 달이 걸려 있었다.
횃불모양의, 순간적인 화려한 변신을 하는 네온빛의 건물 불꽃옆에 달이 어우러져 있었다.
네온불빛이 흰색으로 변할땐 달의 흰색과 어우러졌고,보라색으로 변할땐
흡혈귀의성 같기도 하고. 아무튼 그때의 환상은 여기에 전할수가 없다.
우항리공룡화석지로 길을 잡았다.
아들이 공룡엔 지대한 관심이 있어서 거기에 갈 동안은 입이 들어가 있다.
해남으로 나가다가(해남-땅끝 약 한시간) 다시 진도쪽으로 방향을 잡고 가다보니
이정표가 보인다. 주차장에 주차하고 차를 내리니 우선 시원한 바람이 우릴 맞는다.
한쪽으론 늪인지가 펼쳐지고 거기엔 갈대가 자라고 있어
시원한 바람이 생산되고 있다.
사르락거리는 갈대소리와 바람이 그리도 기분 좋을수가 없다. 노래가 절로 나온다.
돌속에 묻혀 있는 화석을 발견 해낸 고고학자의 땀방울이 내겐 의미가 더 깊다.
공룡발자국과 조류의 발자국이 함께 발견 된것은 세계최초 라든가,
공룡의 무리진 발자국도 이렇게 많이 발견된적이 없었다든가보단
그걸 찾아낸 고고학자의 노력이 더 와닿는 우항리이다.
그곳의 기분 좋았던 바람결을 다시 한번 느껴보고 싶다.
주차장부터 고삐리 같아 보이는 녀석이 따라 붙어 과잉친절을 보이더니
마지막까지 차 주위를 떠나지 않아 내 심기를 돋우었다.
그런 친절에 익숙하지않은 난 팁이라고 냉큼 내 밀수가 없다
그녀석이 바라는것은 분명 몇푼의 돈이라는게 전달되어 지는데
난 그냥 불콰해진 기분으로 주차장을 빠져 나오며 외면했다.
영란씨의 전화땜에 무안 백련꽃방죽을 꼭 보아야 겠단 욕심에 목포시내엔 들어가지도
않았다. 어차피 목포재래시장을 구경하고 싶은것도 나 혼자일테니까.
지도를 보니 무안이 가깝다.광주쪽으로 국도변이다.
목포에서 한시간이 채 안걸려 <회산백련꽃방죽> 에 도착했다.
현수막엔 8월14일부터 16일까지 백련꽃축제를 알리고 있고,준비가 한창이다.
그리고 둘레가 백리란 문구도 본것 같고~~~~~
와~~~아~~~~!!!!!!!
넓디넓은 호수에 연닢이 꽉 들어차 있다.
그엄지공주 동화책에 엄지공주가 앉아 떠내려가던 그 연닢이 말이다.
내가 알고 있는 연은 내 손바닥 크기의 정도인데~~~
이곳 연닢은 비오는날 머리에 우산을 쓸수 있을만큼 크다.
연꽃봉우리 몇개 보았지만 전혀 서운하지가 않았다.
무안을 지나 광주로 진출. 시내를 가로 질러 고속도로에 올랐으나
내가 가고자 하는 방향이 아니다. 할수 없이 장성톨게이트로 빠져서
국도를 탔는데 장관이다. 왕복 2차선 도로 양옆으로 침엽수가 사열하고 서있다.
생긴것은 전나무와 흡사한데 잎이 더 길단 느낌이다.
전화위복이다. 길을 잘못 들은게 이런 기쁨을 주다니~~~~~
그냥 고속도로로 갔다면 이런 길이 있는 줄은 몰랐을테니.
청주의 플라타나스 가로수보다 더 멋지다. 향기도 있고.
내친김에 국도로 남원까지 가기로 하고 달리다보니
순창전통민속마을이 나와서 잠깐 들어가 보았다. 너무 상술적인 냄새가 풍기고
인위적인 집뿐이라 내 취향은 아니다.
아이에게 남원에서 1박을 하자고하니 관심 없어 한다.
소설의 무대인 광한루는 나만 보고 싶은가보다.하기사 이곳에서 1박하기엔 너무 일찍 도착했잖은가?
남원서 88고속도로에 올라보니 20여년 된 도로라 말만 고속도로인 왕복 2차선 도로이다.
더군다나 비보호 좌회전까지 있는~~~ 큰애와 난 한참을 어이 없어 웃었다.
지리산 휴게소에서 쉬다.고속도로 기념탑까지 올라 갔다. 94년6월24일 준공된 길이
187km 였던가? 가물가물하다.
7시30분쯤 출발하며 난 넷쨋날 밤을 어디에서 잘것인지 고민한다. 시간상으론 대구에서 자야는데, 도심에서 헤매기가 싫었고, 안동까지 가서 자자니 아이의 표정이 떨떠름하다.
큰외삼춘집엔 안갈거냐구
왜 그렇게 큰외삼춘집에 가고 싶어 하냐니깐
큰외삼춘이 방학땐 꼭 한번씩 놀러 오라고 해서라고 말하지만 난 안다.
그곳엔 세살 위의 형이 있어 컴오락을 몇개 전수 받을수가 있는것이 아이의 구미를 당기는 것이라는걸~~~~~
대구에 도착하니 9시.
거리상으론 가까웠지만 편도1차선이라 시간이 많이 걸렸다.
구간 자동차전용도로를 빠져서 중앙고속도로에 올랐을때는 9시30분
오빠네에 아이 보고 전화하라고 이르고 마냥 악셀을 밟는다.
나만 같으면 안동에서 자고 하회마을 둘러보고 올라 갈텐데,
아이는 그런것은 중요 하지 않아 하니 나를 포기 하는 수밖에.
안동휴게소에서 간단한 저녁을 먹고 , 시속 140-50으로 북쪽으로 북쪽으로 달린다.
다행이도 오늘밤도 달이 있어 난 외롭지 않았고,오히려 고즈넉함이 좋기조차 하다.
단양에서 영춘면. 오빠가 살고 있는 동대리에 도착하니 밤12시이다. 정각.
남도의 끝에서 충청도의내륙 깊은 곳까지 하루만에 날아온 것이다.
푠은 이런걸 바로 <축지법>이라고 누누히 얘기 했었는데
내가 생각해도 그럴듯하다. 충청도의 산골짝에서 고단한 육신을 뉘며
스스로를 대견해 했다.
|||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