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원아 오늘도 어린이집 노란 셔틀 놓치면 걸어가야해...얼른 부지런좀 떨자..\"
\"엄마차 타고 가면 되지...그럼..\"
\"엄마 차 없어...\"
\"그럼 택시타면 되잖아..\"
아니 요것이 아무생각없이 몇번 차를 놓쳐서 내가 데려다 주고 때론 택시를 탔더니만 늦게일어나도 어린이집은 갈 수 있는거구나로 대단한 착각을 하고 있겠다.
어디 한번 혼좀 나봐라 이참에 교육을 제대로 시켜봐야지...
부리나케 아이를 씻겨서 옷입히고 머리 묶어서 일층으로 내려가니 야속하게도
차는 이미 떠나고 없다.
차도 없는데..어쩌지...택시를 타면 내가 말한게 명백히 거짓말이 되어버릴것이고
이땐 지조있는 에미가 되어야 하는게야..그래 걸어가자.
마침 살짝 흐려있는 날씨덕에 뜨거운 열기는 조금 누구러져 있다.
\"지원아 엄마가 그랬지 차 놓치면 걸어가야 된다고 이제부터 걷는거야 알았지?
걸어가면서 엄마한테 업어달래거나 안아달라고 하기 없이야 알았지??\"
\"응......\"
막둥이는 쫄랑 쫄랑 잘도 따라온다.
굳이 엄마의 약지손가락을 꼭 잡고 간단다. 땀나게 말야..
초등학교 운동장엔 커다란 포크레인이 열심히 땅을 파고있고 막둥이는 그것에 정신이 팔려 고개가 뒤로 젖혀질때까지 돌아다보면서 신이나있다.
\"엄마 저거 포크레지??\"\"
\"포크레인이야...힘들지??\"\"
\"아니...\"\"
요것봐라 난 벌써 등줄기에 땀이 비오듯 맺혀있는데 하나도 안힘들다고?
어디 더 가보자...
아이는 나팔꽃을 따서 머리에 꼽아달라하고 강아지 꽃을 따서 메롱메롱도 해본다.
길가 플라타너스 가로수는 언제 방역을 했는지 모를정도로 하얀 송충이가 수북히 떨어져 스믈스믈 기어다니고 있고...읍스...내가 못살아 증말 난 저 송충이가 젤로 싫은데..
이길밖에 없으니... 그래 눈 딱감고 가는거지모.
장장 20여분을 족히 걸으니 어린이집이 나온다.
\"지원아 힘들지? 이렇게 힘든데 내일도 걸오올꺼니??\"
\"응...\"
\"하나도 안 힘들었어?\"
\"응...\"
세상에 세상에 하나도 안 힘들었다며 내일도 또 걸어온단다.
아니 그럼 내가 막둥이 교육시키려다 오히려 아이한테 당한거야???
아니겠지 저도 다시 생각해보면 아니다 싶을꺼야 오늘은 그저 보랓빛 나팔꽃과 강아지풀에 홀린거구..
그렇게 하루가 지나가고
아이는 어제저녁 늦게 잔것이 그대로 아침에 늦잠으로 되돌아온다.
\"지원아 얼른 일어나야지 셔틀버스 놓치면 걸어가야해..\"
\"응....\"
아이는 자다말고 벌떡 일어나더니 바로 욕실로 내달린다.
치카도 바로하고 세수도 오목조목 고양이 세수지만 지가 알아서 하고있다.
\"아니 지원이가 왠일이지? 오늘 엄마랑 걸어가기로 했잖아...\"
\"아니..안걸어갈꺼야...
\"왜??\"
\"나 걸어가면 목이 아파....\"
아니 목이 아프다니 그건 또 왠말?
\"물이 자꾸 먹고싶으니까 목이 아프지...그래서 안 걸어가...\"
야호..내가 그럼 이긴거니?
물이 너무나도 말랐나보다. 그게 아픈거라고 표현을 하고있다.
며칠 지나면 다시 또 게으름을 피우면서 이불을 돌돌말고 있을 막둥이겠지만 걸어가자는 말이 나오자 순간 목이 아파오는 고통이 생각났는지 부지런을 떨고있다.
내 약발이 받긴 받았네...ㅎㅎㅎ
그런데 말야 사실 지원이 어린이집 데려다 주고 다시 걸어오는 장장 40여분의 시간이 여느 헬스클럽에서 한시간 운동한것보다 더 큰 운동 효과가 있었다는거 너 아니?
니가 늙은 엄마를 건강하게 만들어주는구나... 그치?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