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제 나이 39살입니다.
39살과 40살의 느낌은 천지차이라고 하던데 저도 내년이면 마흔 살이 됩니다.
불혹의 나이를 앞두고 저의 어느 해 보다 치열하게 3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내고 있는 중입니다.
저의 30대의 시작은 대부분의 주부가 그러하듯이 천사같이 귀여운 두 아이를 낳아
기르는 평범한 일상이었습니다.
가계부를 쓰며 우유곽으로 두 아이가 가지고 놀 장난감을 직접 만들고, 테디베어를 밤새 손수 만들어 아이들에게 쥐어주면서 행복했습니다. 시립도서관에서 운영하는 이동도서관에서 수북히 책을 빌려다 보며 짬짬이 읽는 것도 좋았고, 정성들여 만든 음식을 남편이 맛있게 먹어 줄 때도 행복했지요.
그렇듯 평범했던 제 일상에 변화가 오기 시작한 건 2년전 어느 날 이었습니다.
아파트 게시판에 붙은 한 장의 공고문.
전업주부 재취업 과정의 하나로 \"전산 보조교사 양성과정\" 에 대한 안내문이었습니다.
당시 요리를 배워 한식조리사 시험을 준비하던 전 어쩐지 마음이 끌려 그 과정을 듣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것이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될 줄이야.
원래 영문, 한글 타자자격증이 있을 정도로 타자가 빨랐던 터이고 이미 온라인에서 많은 활동을 하고 있었던 터라 저는 같은 동기생들 중에서 가장 빨리 과정을 따라가게되었습니다.
오전에 컴퓨터를 배우고 오면 오후에는 시청으로 쫓아가서 또 다른 강좌를 듣고, 저녁에 식구들 식사를 챙겨주고 나면 저녁 9시부터 새벽까지 컴퓨터 공부에 매달렸습니다.
그런 열성에 탄복하셨는지 과정을 개설 중이던 여성인력개발센터에 양성과정 4개월을 마치자 마자 바로 컴퓨터강사로 일하게 되는 행운을 안을 수 있었지요.
자격증도 없이 컴퓨터 강사일을 한 사람은 저 밖에 없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강사일을 하면서 불과 몇 달 사이에 자격증 6~7개를 취득하고 이후, 시청 소속으로 정보화 강사로 일하면서 많은 주민들에게 컴퓨터를 가르쳐 드리면서 정말 행복했었습니다.
모두 나와 같은 주부들인지라 성심성의껏, 수업준비를 하고 자격증시험을 앞두고는 기출문제에 대해 프린터를 다 떠다드렸지요.
덕분에 많은 분들이 자격증 시험에 합격도 하시고 그로 인해 일자리도 얻는 것을 보며 보람을 느꼈지만, 전문강사로 일하기에는 너무나 제약이 많아 고만하던 중에 교육청에 올라 온 공고를 보고 과감히 초등학교 방과 후 선생님일에 도전을 했습니다.
다행히 서류를 통과하고 면접을 보고, 초등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이어서 곧 제 프로필을 본 학원에서도 연락이 와서 오후에는 학원강사로도 일하게 되었구요.
전업주부에서 지금까지 되기에는 불과 2년도 채 걸리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2년이란 시간안에 저는 하루에 3~4시간 이상 자 본적이 별로 없을 정도로 끊임없이 노력하고 노력을 해왔습니다.
오늘도 제 방에는 온 식구가 다 잠든 시간에 불이 환하게 켜져있습니다.
벌써 10개도 넘는 자격증을 취득했지만 9월달에 컴활 1급 자격증에 도전하기 때문에 오늘도 밤을 새우려 합니다.
세금내는 것도 잊어버릴 정도로 정신없이 바쁜 나날이지만, 저는 그 안에서도 시간을 쪼개어 끊임없이 자격증공부를 하면서 하나씩 취득해 나가고 있는 중이고, 늦깍이 대학생으로 학교공부도 하고 있고, 틈틈이 모니터 일도 하면서 제 능력을 키워가고 있는 중입니다.
바쁘고 힘들지만 저는 지금 너무 행복합니다.
이 모든 일들은 다 내가 원했던 일이고 평화롭고 잔잔한 일상도 좋지만, 내 온 힘을 다해 몰두할 수 있고 치열하게 살 아 갈 수 있는 목표와 꿈이 있다는 것도 좋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어릴 적 꿈이었던 선생님이 되어서 까만 눈망울의 아이들과 함께 호홉하고 같이 공부하고 있다는 것도 너무 좋습니다.
길지 않은 2년간의 시간은 제게는 너무나 큰 변화와 새로운 환경과 만나는 나날들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안에서 제가 깨달은 건 열심히 노력하면 꿈꾸지 않아도 저절로 꿈이 내 옆에 와서 서있더라는 것입니다.
그저 아무런 욕심없이 주어진 환경에서 최선을 다해 노력하는 것, 이것이야 말로 제 인생의 가장 커다란 무기였습니다. 그 무기를 가지고 앞으로도 더욱 열심히 노력하면서 살아가려고 합니다.
이제 불혹의 나이에 접어들지만 이제 저는 시작점에 있다고 생각하고 앞으로 곧 맞게 될 40대를 가장 찬란히 보내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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