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이버작가

이슈토론
액상형 전자담배를 담배로 규정해 세금과 규제를 받게 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배너_03
친구끼리도 말 못하는 이야기

조회 : 385

여자의 남자들


BY 올리비아송 2006-08-17

 
\"이번 모임에는 남편들까지 같이 만나는게 어때?  
 지난 겨울에 수원사는 우리들끼리 먼저  시험삼아 만났잖니, 그때 얼마나들 좋아하는지
 이번모임에 안껴주면 모임장소까지 쳐들어올 기세드라..\"
\"그래..그럼....지난번에 우린 못갔는데 이번에 꼭 참석할께\"
남편이 낮을 조금 가리는 편이라서 의심스러웠는데 친구들 저녁모임에 나가자니
가타부타 망설임도 없이  먼저 신발을 싣고 기다린다.
 
\'아하..우리남편도 이제 나이가 들어가는구나...\'
 
 
 
 
아이들을 집에 놔두고도 외출할 수 있는 나이이고보니 모임장소를 정하는대도 그다지 망설임이 없어진다.
단, 우리집은 늦둥이가 5살인 관계상 내가 가장 편한 장소를 정하라길래 친정집이 있는 곳으로 정하자고 했다.
 
 
 
 
따가운 햇살에 그을러 새카만 얼굴에 까만 눈동자를 반짝반짝 굴려가면서 땀을 뻘뻘 흘리며 놀던 초등학교 친구들...
\"넌 커서 뭐가 될꺼니...?\"
\"음..난 영부인...넌?\"
\"음...난 선생님...\"
\"음..난...\"
우린 벌써 사십고개를 훌쩍 넘겨 그때의 그 당돌한 아니 직업이 뭔지도 모르고
재잘거렸던 영부인도 아니고 선생님도 아니고...그저 아주 평범한 아줌마로
한가정을 이끄는 우리집 공화국의 영부인과 아이들을 하나하나 꼼꼼히 가르치는 가정교사 선생님이 되어있었다.
영부인이 아니면 어떻고 선생님이 안 되어있음 어떤가..우린 또다시 푸짐히 차려진 식탁에 둘러앉아 조잘거리고 깔깔거리며 옛이야기의 실타래를 솔솔 풀어내고 있을것이다.
 
 
 
 
 
 
아이둘을 일찌감치 친정집에다 맡기고 모임장소인 해물탕집으로 나갔다.
여기저기 흩어져 사는 관계상 친구들 신랑들이야 결혼식장에서 한번
집들이 할때 한번...상가집에서 한번   
고작 만남이 15-6년 세월동안 서너번 뿐이었으니 얼굴이라도 알아볼런지...
예전에 보았던거랑은 조금씩은 나이살이 붙어서 더불어 인격도 두둑하니 챙겨서들 나오시는 남편들...
세명의 남편들은 이미 예전에 한번 보았다고 형님을 찾고 아우를 찾아가면서
떠들썩 술마당을 풀어나간다.
우리의 대한민국 아자씨들..술한잔 들어가니 자동적으로 형님 아우 순번이 정해지면서
우리보다 더 즐겁게들 논다.
낮가림을 조금하는 우리남편 그래도 나의 체면치례는 할정도로 분위기를 맞춰준다.
 
 
 
 
 
 
밤새워 일차에 이차에 삼차......폭탄주까지 제조를 해가면서 한차례 돌리지를 않나
시골의 밤이슬은 우리들이 노는 곳까지 내려앉아 소복히 쌓였지만 우리는 시간가는줄도 모르고 새벽내내 놀았다
아쉬움을 뒤로하고 푸르스름한 밤안개가 깔려잇는 논둑길을 달려 집으로 돌아오는길...
\"당신 친구들은 다들 시집은 잘간거 같아..시골 촌샥시들이 말야...\"
\"그러게...이렇게 깡촌에서 결혼들해서 호강들하네...\"
 
 
 
 
 
시골에서 누구네집은 숫가락이 몇개고 누구네는 밥그릇이 몇개있는거까지 다 알정도의 오픈된 시골 생활속에서 만난 우리네 친구들..
다 거기서 거기이듯 빠듯한 시골생활속에서 그래도 돈독히 우정을  
쌓아갔던 우리네 촌아가씨들이
벌써 40줄에 들어서서 남편들까지 대동하여 시골을 한바탕 떠들썩하게하고 집으로들 돌아갔으니 더운여름 시원한 소나기가 한차례 지나간후의 개운함이 이와 맞먹을수 있으랴...
 
 
 
 
 
 
 
|||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