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자씨,
중풍으로 자리보전한지 삼년여만에 세상을 떠난 홀어머니의
빈자리를 느끼며 덜렁, 세상에 홀로 남겨진 스무살의 영자씨,
그녀의 어머니는 그옛날 아들 못낳는 집의 곁방살이로
들어가 아들을 낳으면 아이만 떼놓고 쫒겨나는 생활을
반복하다, 어느 집에선가 딸을 낳는 바람에 딸과 함께 쫒겨
났는데 그딸이 영자씨다.
딸을 데리고도 아들 둘을 딸하나를 더 낳고 곁방살이를
끝낸 그녀의 어머니는 딸을 데리고 단둘이 둑방에 자릴잡고
살다가 스무살된 과년한 처자를 시집도 못보낸채 홀로 남겨두고
세상을 떠난 것이다.
그녀의 어머니가 낳은 아들들은 모두 넷, 성이 모두 다르다
그녀 이후로 낳았다는 딸은 그집에서 키우기로 해서 남겨두고
나왔는데 대여섯살에 한번 만난 이후로 소식을 모른다.
처녀가 홀로 남겨지니 그 주위에 살던 동네 아낙들이 주선을
하여 시집을 보내기로 했다.
상대는 동네 곁방살이하던 홀아비!
혈혈단신 도시로 나와 막노동으로 먹고살며 그날이 그날인
세월을 살다 한 여자를 만나 아들까지 낳았지만,
젊은 나이에 술과 여자로 세월을 보내는 남편을 견디다 못해,
아이를 들춰업고 도망가 버린다.
그이후로 삼십이 다되도록 혼자 벌어 혼자 먹고사는 신세,
그이에게 시집보내기로 동네 아낙들이 결정을 본것이다.
결혼식이래야 따로 있었겠나, 그래도 가까운 산사에서 사진
한장 찍는걸로 대신하고, 그날밤,
달이 휘영청 밝았는데 밤이 깊도록 영자씨는 마당에서 달만
바라보고 섰으며, 방안에 있을 홀아비도 들어오란 말한마디
없었다.
영자씨의 뚱뚱하고 볼품없는외모, 반면 나름대로 신성일 빰치는
근사한 외모의 멋장이로, 술판에만 나가면 여자들이 줄줄 따랐던
홀아비의 심성에 차지 않았음은 자명한 일..
동네 아짐들의 성화에 영자씨는 할수없이 들어오란 말한마디 없는,
홀아비의 방에 등떠밀려 들어가게 되었다.
그래도 영자씨는 잘생긴 외모의 신랑이 싫지 않았음이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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